농민이 농정주체로 우뚝 서는 ‘농민총회’

  • 입력 2009.08.24 13:11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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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전남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의미 있는 농민 모임이 있었다. 바로 강진군농민회가 1백50여명의 마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농민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총회에서 농민들은 정부에 대북 쌀 40만톤 지원과, 소득보전직불금 목표가격 21만원으로 상향 조정 등을 촉구했다.

또 강진군에게는 ‘농업소득 안정을 위한 지원 조례’제정과 나락 1가마(조곡 40kg)당 3천6백10원에 해당하는 25억2천7백만원의 소득안정자금을, 지역농협에게는 자체수매가 5만8천원 보장 등을 각각 요구했다.

이같은 ‘농민총회’는 현재 전국 각 면 지역에서부터 시·군 농민회 주도로 개최 중이거나, 개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농민총회’는 왜 하는 것일까. 바로 중앙정부의 농업정책 뿐만 아니라 지역의 농정 현안을 농민들이 똘똘 뭉쳐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당면해서는 쌀값 문제다. 현재 쌀값 하락의 원인이 현 정부 들어 중단된 대북 쌀 지원과, 물가잡기 쌀값 정책 등의 영향이며, 이대로 가다간 올 가을 수확기 쌀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농민들 사이에 팽배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단지 지난해 풍년이 들어 쌀 재고가 늘었다면서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있으며, 11일 내놓은 대책도 농협중앙회를 통한 10만톤 쌀 매입이라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판단이다.

그래서 정부가 충분한 재고미를 매입하여, 대북지원 재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고쌀을 완전 격리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또한 농협과 RPC(미곡종합처리장)에 대해 농민들이 참여한 속에서 생산비가 보장되는 쌀값을 결정하라고 주문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도 쌀값 보장대책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농민들은 이명박 정부 농정의 핵심인 농어업선진화방안은 농정대상을 농민이 아닌, 소수 농기업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농민을 내쫓아 그 자리에 농기업으로 대신하려는 것이라고 규정짓고, 이를 폐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총회’는 이렇게 쌀값 폭락사태에 대한 대정부 및 농협·지자체 등에 대한 농민들의 요구를 모아내는 한편으로, 농업을 포기하고 농민을 퇴출시키려 하는 농업선진화방안을 저지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이러한 ‘농민총회’는 중앙과 지역의 농업문제를 농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서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방향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코자 한다. 아울러 ‘농민총회’에서 나오는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농촌현장의 절실한 현안이니 만큼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적극 수렴,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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