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위,‘농업보조금’합의 파기해야

  • 입력 2009.08.17 14:07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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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7일 농어업선진화위원회는 농업보조금 개편방향원칙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농업보조금 총액은 유지해 나갈 것이며 금년도 보조금 총액은 11조2천억원이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논의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농업보조금’이 언제부터 농식품부 예산 약 17조원(예산 15조원과 기금 약 2조원)의 약 2/3에 달하였는지 의아하다. 보통 보조금이라하면 농가에게 직접적으로 지불되는 금액을 의미하였고 연간 1조원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즉 각종 직불금이 이에 해당되는 개념으로 통칭되었다.

금년도 11조2천억원이란 ‘농업보조금’ 내용을 보면 명확해 진다. 회계별로는 예산이 9조2천억원이고, 기금이 2조원이다. 기금에는 농산물가격안정기금 6천억원과 농지관리기금 5천억원, 축산발전기금 5천억원, 자유무역협정(FTA)기금 2천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분야별로는 농어업정책이 8조원, 농식품정책 1조5천억원, 농어촌정책 등이 1조7천억원이다. 지원 대상별로는 농어업경영체가 5조2천억원, 사회간접자본(SOC) 3조3천억원, 정부 대상 2조7천억원이다. 또 SOC는 생산·
유통·가공 2조7천억원, 생활공간 개선자금 6천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농민이 직접 받는 순수한 보조금에 해당되는 직접지불금 예산은 쌀고정직불, 조건불리직불, 경관보전직불, 친환경농업직불, 친환경안전축산물직불금 7천943억원, 쌀변동직불, FTA피해보전직불금 1천76억원 등 9천19억원에 불과하다.

소위 ‘농업보조금’ 중에서 농산물가격안정기금, 농지관리기금, 축산발전기금, 자유무역협정(FTA)기금, 사회간접자본(SOC) 투융자액, 생산·유통·가공 투융자액, 생활공간개선자금, 농어업정책, 농식품정책, 농어촌정책자금 등도 ‘농업보조금’이라고 칭할 수 있는가. 국제적인 기준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이 모두 보조금이라면 정부예산 중 보조금 아닌 것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결국 농어업선진화위원회에서 ‘농업보조금’ 총액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농업보조금’이라는 빌미로 농식품 예산을 동결하고 농업·농촌의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저의에 다름 아니다. 대다수의 농민단체들이 이를 합의해 줬다는 사실을 접하는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제살 깎아 먹는데 일조 했을 뿐이다.

따라서 ‘농업보조금’ 총액을 유지키로 했다는 농어업선진화위원회의 ‘농업보조금’관련 합의는 파기해야 한다. 농민단체들의 세심한 주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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