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지개발 이대로 좋은가 <상>

여의도 1190배 규모 이미 확보

  • 입력 2009.08.17 07:59
  • 기자명 홍형석 전농 대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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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기업과 정부의 해외농업진출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목적아래 추진되고 있지만 농민단체들은 대규모 현지농업개발은 화학비료, 농약의 사용량을 늘려 자연파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현지의 농지확보 과정에서 농민들은 토지를 수탈당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의 해외농업 진출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2회에 걸쳐 첫 번째로 한국의 해외농업 진출현황에 대해 2번째로 해외농업 진출이 갖는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해 2008년 4월 방미길에 오르던 이명박 대통령은 해외농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발언을 남긴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국제식량위기로 인하여 식량안보를 갖추기 위해서 해외농업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블루오션, 해외농지개발?

정부는 바로 해외농업개발을 통해서 25%밖에 되지 않는 곡물자급률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해외 현지 건조·유통시설, 농기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국가별 맞춤형 지원팀을 구성하여 현지조사와 함께 기술정보를 제공하는데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이후 농촌공사에서는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해외농업개발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과거 몇 해 전부터 국내자본의 해외농업 진출은 있어왔다. 하지만 현실성의 문제로 성공한 사례가 드물었으며, 대부분 철수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우와 현대를 비롯한 대기업들까지도 해외농지개발에 뛰어들어 상당한 농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중동국가들까지 농지확보를 위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사업의 현실성이 부족하던 해외농지개발이 왜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이 된 것일까?

▲ 일본 농민들이 6월 30일 쌀 생산비 보장과 농지법 개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출처: 노민렌 홈페이지>

지난 해 국제식량가격의 폭등은 전 세계를 흔들었다.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성장국의 곡물수요 증가와 농업연료(일명 바이오연료)의 개발, 온난화로 인한 지구 곳곳에서의 자연재해, 독점화된 국제곡물시장의 문제와 곡물투기는 국제곡물가격을 두~세 배로 올려놓았다.

식량위기를 통하여 많은 기업들이 알아차린 사실은 식량이 돈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부족한 식량으로 수천만, 수억 명이 고통 받는 상황에서 초국적 농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폭발적으로 늘려왔다.

농산물 가격은 5%안팎의 공급과 수요변동이 생기면 바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게 된다. 또한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도 힘들고 자본투자 후 수익을 얻는 때가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서 기업들의 농업투자는 기피되어 왔다.

하지만 식량위기는 이러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식량을 쥐고 있는 것이 곧 돈이 되는 시기가 왔으며, 금융위기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금융자본들이 곡물시장에 몰리면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프랑스 AFP통신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수단, 몽고,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지에 이미 100만ha 가량의 해외농지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농업진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 농촌공사 측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기업정보라는 이유로 알리기를 거리끼고 있으며, 보도된 바와 같이 광범위한 해외농지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구체적인 파악이 힘든 상황이다.

100만ha에 달하는 농지면적은 여의도의 1180배에 달하는 면적이며, 우리나라의 논·밭을 포함한 경지면적 160만ha의 62%에 해당하며, 전남도 전체 면적인 122만ha와 비교해도 엄청난 면적이다.  

 홍 형 석  전국농민회총연맹 대외협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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