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전쟁서 농민 보호 위해서는…
종자전쟁서 농민 보호 위해서는…
  • 오미란 전여농 정책자문위원장
  • 승인 2009.08.09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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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기후, 식량, 에너지, 금융이라는 4대 위기에 노출 되어있다. 종자전쟁은 이 중에서 가장 근본적이며 식량위기와 관련된 핵심적인 영역이다.

▲ 오미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자문위원장
종자산업은 농업의 근간인 작물 생산의 경쟁력과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종자산업 분야는 그 동안 IMF를 거치면서 외국의 다국적 기업의 손으로 넘어갔고, 현재 다국적 기업의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우리의 대표적 채소인 무·배추·고추 종자도 절반 정도를 다국적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양파·당근·토마토는 80% 이상을 일본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식민지 수준의 종자 자급률

우리나라의 종자자급률은 곡물 95%, 채소 90%로 비교적 높지만 과수의 경우 20%, 화훼 5%로 농산물의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종자 자급률은 거의 식민지 수준이다. 종자산업의 식민화로 인해 외국산 종자를 키우면서 내는 로열티는 2002년 13억여원에서 2008년에는 135억여원으로 10배나 증가했다.

또한 장미, 딸기 로열티 문제, 불량참외종자 문제를 비롯해서 버섯의 로열티 지불 문제까지 앞으로 종자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은 더욱 확대되고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5천8백억원 가량이고 세계 종자시장은 48조원이다. 이들 시장은 몬산토(미국), 신젠타(스위스), 사카다(일본) 등 10대 다국적 기업이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세계 종자시장 점유율은 1996년 14%에서 2008년에는 57%로 커졌다.

또한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 가입 10주년을 맞는 2012년부터는 지정된 모든 작물에 로열티를 내야 하기 때문에 종자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식량위기가 가속화함에 따라 중국 등 국가들은 GMO작물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식량문제 해결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나서면서 종자의 안전성은 더욱 더 위험에 직면해 있다.

종자문제가 이처럼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자,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식물 토종종자 900여종을 돌려받는 작업을 비롯해 새만금에 대규모 시드벨리를 만들고, 주무부서로 종자과를 신설키로 하는 등 농업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종자산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60억 정도의 신규예산도 제출했다. 뒤늦게나마 종자산업의 육성과 보호를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현재 농식품부가 취하고 있는 종자산업 육성은 품종보호권과 종자보급 사업에 민간사업을 참여시키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 농민과 농업의 대기업 종속을 강화할 우려를 안고 있다.

농식품부는 현재 국립종자원이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 보급종 가운데 일부를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고 품종보호권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종자공급이 민영화된다면 종자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품종보호권을 발동하여 판매를 위한 농산물 생산의 모든 영역에 적용한다면 소규모 소농의 작물재배는 포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마 농민들의 자가 채종을 통한 지속영농은 존속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종자산업은 일반 제조업처럼 단기간에 품종이 생산되고 보급되는 영역이 아니다. 1개의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하다. 1개 다국적기업이 새로운 종자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연간 900억원 정도이며, 하나의 종자에 투자하는 비용 또한 평균 1천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채소 종자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현재 49개 한국종자협회 회원사 가운데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 회사는 10개 미만이며, 나머지는 수십억원대에 불과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다.

따라서 민간의 중심업체는 자본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대기업의 참여로 이어지고 대기업에 의한 농업 농민 지배력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

경남 토종종자 지원조례의 교훈

종자산업이 다국적 기업과 민간 대기업의 지배로부터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첫째, 고품질 안전성이 담보되는 품종개발과 이들 종자를 저비용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둘째, 새로 개발된 품종에 대해서는 품종보호권을 적용하되 기존의 토종종자나 전통적인 자가채종을 일정기간 보호하고 보전하는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산지의 특성과 조건에 맞는 토종종자에 대한 연구지원과 제도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남의 토종종자 지원조례 및 토종종자 전시 채종포 사업처럼 지역 전통자원의 보존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종자를 지키는 것이 식량주권을 지키는 일이며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 사업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농민은 종자 산업을 농업의 근본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국민들 역시 종자산업에 대해 국가주권의 보호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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