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협중앙회의 아집과 기득권 지키기

  • 입력 2009.07.12 12:26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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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농협중앙회는 7월 8일부터 ‘사업구조개편 실무초안’이라고 포장된 자체 신용사업-경제사업 분리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명분으로 농민조합원을 배제하고 일선조합장, 도본부 및 시군지부 관계자 등 1천400명을 대상으로 권역별 비공개토론회를 시작했다.

그동안 농식품부 농협개혁위원회에서는 농협중앙회 자체 신경분리안 제출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끝내 제출하지 않았었다. 농협중앙회는 종합금융지주그룹화를 지향하고 있는 이른바 ‘맥킨지안’이라고 불리는 연구용역보고서 내용은 중앙회의 입장이 아니라고 발뺌했던 것이다.

그러나 순회토론회 내용인 ‘사업구조개편 실무초안’은 ‘맥킨지안’의 골격과 핵심내용을 담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아집(我執)은 그동안의 발뺌과 기만에서 농협개혁 물 타기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향한 적극적인 행보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 실무초안 내용은 2010년부터 사내 독립기업 형태로 중앙회 사업을 분리하는 준비단계를 거쳐, 2012년부터 실행단계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본금 배분방안으로 신용사업에는 현 농협중앙회 자본금의 전부인 14조1천억원을 배분하고 경제사업에 필요한 자본금 5조7천억원 중 4조4천억원을 정부지원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 활성화보다 안정적인 자본금 확충으로 신용사업의 부실을 메우고 종합금융지주그룹을 지향하겠다는 목적이 분명함을 의미한다. 또한 신용사업위주의 사업구조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던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적도 엿보인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신경분리 방안 중 금융지주회사 전환 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확정했다는 최근 언론보도는 농협중앙회의 적극적인 행보 배경을 암시해주는 듯하다. 농협개혁은 지난 20여년간 농민조합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처럼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주는’근본적인 목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민조합원들 의견에 더욱 충실한 신경분리와 농협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농협중앙회가 자신들의 아집(我執)을 버리지 않는다면 농민조합원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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