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들어 지난해부터 농협 주도로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농기계임대사업이 국내 농기계는 물론 관련 산업의 연쇄적인 피해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동일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충남대 생물자원공학부 교수)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학용 의원(한나라당, 경기 안성) 주최로 열린 ‘농기계임대사업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 이같이 주장했다.
장 회장은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을 농협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임대사업으로 농협이 농기계의 최대고객이 되어 시장 지배권을 갖게 되면 농기계 산업의 공정거래를 해치거나 왜곡할 가능성이 커지며 그 결과 농기계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 회장은 또 “농협이 농기계임대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짧은 시간에 신제품을 구입할 경우 연도별 농기계 수요가 불안정하게 되어 농기계 시장의 유통체계가 붕괴되면서 농기계 제조업체가 공황상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장 회장은 “농기계 시장의 유통체계 재편은 농기계 사후 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리점의 붕괴로 이어져 농기계 업종에 종사하는 5만(가족 포함 15만명)여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장 회장의 주장은 이명박 정부가 농기계임대사업을 통해 농기계산업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농어업선진화위원회를 출범시켜 농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농정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태선 농림수산식품부 원예정책국장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 정안준 농협 농기계은행 분사장, 최승교 강화 불은농협 조합장, 장동일 한국농업기계학회 회장, 이중용 서울대 교수, 최규홍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재해예방과 과장, 이종수 (주)한국헬리콥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54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면서 정치 행사를 방불케 했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