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쇠고기 3불운동 생활화 하자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

  • 입력 2007.09.08 15:27
  • 기자명 이정주 회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정주 한국생협연합회 회장
미국산 쇠고기에서 연일 갈비뼈가 나오고 있다. 그것도 아예 통뼈 째 말이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검역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나라의 검역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더 기막힌 사실은 대한민국 정부가 어느덧 기준을 미국의 요구대로 계속 낮추어 오다가, 결국 광우병위험물질인 척추뼈가 나온 경우에도 단지 해당 사업장 승인을 취소하는 조치만으로 그 임무를 다했다고 한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미국 쇠고기 걱정

날이면 날마다 터지는 위반사례를 수습하기에 급급하면서도 오히려 미국의 입장을 절대적 신조라도 되는 것처럼 정당화하며 좀처럼 수입중단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당장 애타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이제 곧 고유의 명절인 추석에는 차례상을 차리고,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먹을까, 어디에서 살까 정말 고민스럽다. 아이들도 개학을 맞이했다. 학교에서는 급식에 고기반찬 나올까봐 오히려 무섭다. 급기야는 농협이 군대급식에 미국산 쇠고기를 납품했다는 소식이다. 우리 자식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지만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결국 우리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안사고 안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만일 유통업자가 수입을 하지 않는다면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으니 더욱 바람직하다. 사실 그렇게 해야만이 미국의 압력과 정부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저지 국민운동본부, 한·미 FTA 소비자대책위원회, 국민 감시단, 생활감시단 등 시민단체들은 광우병 안전대책 없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안사고, 안팔고, 안먹기 3불(不)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소비자의 의식이 깨어야만 가능하다. 소비자 가운데에는 한우가 너무 비싸니 병든 미국소라도 실컷 먹어야겠다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할인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쇠고기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는 소식은 우리를 정말 슬프게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들이 광우병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 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따라서 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3불운동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광우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려야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인간광우병은 엄연히 존재한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방법도 없다.

일단 걸리면 거의 죽는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언론에서조차도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는 친구, 가족들에게라도 광우병에 대해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아가 3불운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주변사람들에게 광우병에 대해 알리는 메일을 보내보자. 광우병의 위험을 알리는 메일을 ‘전달’하자.

유통업체의 수입을 막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큰 대형마트에는 거의 다 깔려있고, 이미 혼입도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지금이라도 기업의 양심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경제적 이윤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감시단과 생활감시단은 각 지역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업체와 식당 등을 찾아 그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최소한 미국산 쇠고기를 꺼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업체나 식당에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와 파트너로서의 선택을 받느냐, 안 받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덭붙인다면, 더 늦기 전에 국내 한우업체 또는 농가에서 국민들에게 앞으로 우리가 기르는 소들은 광우병의 위험에서부터 안전하게 기르겠다는 공약을 한다면 금상첨화일 듯 하다. 한우에 대한 신뢰만이 경쟁력이며 또한 그것이야말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치국가 답게 수입 중단해야

정부는 지금껏 계속 우리 소비자들을 실망시켜왔다. 만일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걱정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자치국가로서 검역기준을 강화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식탁표시제와 혼입방지책을 정착시켜 적어도 미국산인지, 국내산인지 구별은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적어도 그리고 나서 소비자들에게 각자 선택하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껏 계속 우리 소비자들을 실망시켜왔다. 만일 조금이라도 국민들이 걱정이 된다면, 지금이라도 자치국가로서 검역기준을 강화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식탁표시제와 혼입방지책을 정착시켜 적어도 미국산인지, 국내산인지 구별은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적어도 그리고 나서 소비자들에게 각자 선택하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3불운동은 그 누구를 배척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세계화를 반대해서가 아니다. 광우병은 결코 경제가치로 따져서는 안될 생명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3불운동은 행동지침이다. 일상 속에서 우리들이 의식하고 실천해야만 의미가 있다. 과연 나는 오늘을 살아가는 소비자로서 그 권리를 잘 행사하고 몸으로 실천하는가?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