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락값 7만원 보장. 면세유 늘릴 터”

-농민 대표로 전남도의회 입성한 정 우 태 의원

  • 입력 2009.05.24 17:19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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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의 ‘강기갑’ 이라 불리우며 돌풍을 일으켜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정우태〈사진〉 전남도의회 의원(민주노동당, 50)은 6.6ha(2만평)의 땅에서 표고버섯, 수도작 등의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다. 27년 동안 장흥군에서 묵묵히 농사를 짓고 농민운동을 해오며 전남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정 의원을 지난 20일 장흥군 관산읍에서 만났다.

“장흥군 농어민의 승리”라고 입을 뗀 정 의원은 장흥군 유권자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승리하게 된 원인은 이 지역 농어민들이 하나로 뭉쳐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그는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에서 기존에 보내왔던 기대가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농어민들의 민심을 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정우태 전남도의원

“장흥 지역 농어민들의 승리”

젊은 시절 그는 1년 8개월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넓은 들녘에 한우 1천두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당시 건강도 좋지도 않았고 생리에도 맞지 않은 공장 일을 그만두고 농촌으로 돌아오게 된다.

“현대중공업을 23살에 그만두고 농사를 짓기 위해 콤바인, 경운기를 각각 1대씩 사서 집으로 왔다. 그러면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라고 할 줄 알았는데 당장 나가라고 하더라. 나가지 않고 버텼다. 그러면서 농사를 짓게 됐고, 농민운동도 시작하게 됐다.”

지천명의 나이에 접어든 그는 그동안 김 공장, 표고버섯, 수도작 등 많은 농사를 지어 왔다. 소위 잘 나갈 때는 해남에서 2백33ha(70만평)의 간척지 땅을 일구기도 했다. 그만큼 농사만 알고 지내왔다.

특히 결혼할 때 아내와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도 했다. 그 또한 현실 정치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그리워 해본 적도, 동경해 본적도 없었다. 그저 묵묵히 농사와 농민운동만 열심히 해왔고 보람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장흥군농민회가 88년 이 지역에 한해(물 부족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정부를 상대로 법정투쟁을 전개했다. 그 결과 농민회가 승리해 당시 금액으로 11억원의 보상금을 받아내 농민들에게 나눠 줬을 때가 가장 기억에 가장 남는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지난해 7월9일에는 장흥군을 상대로 비료가격 안정화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 11억원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농민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이러한 농민회의 성과를 농민들은 농협, 정치권에서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농민회)의 성과인줄을 모르거나, 잠시 잠깐이었다. 그래서 원내(의회)정치를 결심한 것도 여러 이유 중의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 나가게 된 것은 문경식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위원장(전국농민회총연맹 전 의장)의 역할도 컸다. 문 위원장은 정 의원을 2∼3개월 쫓아다니면서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것.

문경식 전농 전 의장 출마 권유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농민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더 잘고 있다. 그래서인지 농민들이 무엇을 시급히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대표적 공약인 ‘나락 값 7만원 보장·밭직불제도 마련, 면세유 공급 확대’에서도 입증된다.

그는 “면세유가 처음 8백리터 공급되던 것이 지금은 2백리터로 줄었다. 경운기 한 대 몰면 끝이 난다. 농민들이 농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고, 점차 기계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처음의 양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원상복귀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쌀값과 관련해서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이제까지 농민들이 원하는 농산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작년에는 나락가격 5만5천원을 제시해 받아냈다”며 “생산비가 올랐으니 올해는 6만원을 제시하고, 의회에서 ‘쌀경영안정자금’과 기타 소득보전을 위해서 노력하면 7만원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에 따르면 현재 전남도에서는 ‘벼경영안정대책비’로 4백40억원을 본예산에 편성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를 5백억원을 목표로 하고, 밭 직불금을 도입해 핵심작물에 1백억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활동하게 될 전남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전북에서 실시하고 있는 ‘밭 농업 직불제’를 도입해 비어있는 농민들의 주머니를 채워준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전남도는 타 지역에 없는 쌀 경영안정자금이 유일하게 도에만 있다는 것을 명분삼아 ‘밭 직불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려 한다. 이를 실현키 위해, 타 의원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

현장중심 농업정책 펼쳐야

정 의원은 특히 전남도의 농업정책은 책상에서 펜대 굴리며 만든 정책보다는 현장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은 농민들을 위해 ‘보조사업’이라는 것을 실시한다. 하지만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흥=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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