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지구 대규모 농업회사 반대”

4대강 살리기 등 정부정책, 곳곳서 농민들과 마찰도

  • 입력 2009.05.18 10:58
  • 기자명 연승우 이선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농어업회사, 4대강 정비 사업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농민들과 곳곳서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부여군 농민들이 4대강 정비 사업을 반대하면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해남군에서는 대규모 농업회사를 반대하며 농민들이 설명회를 무산시켰다.

영산강지구는 해남군 산이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이 2-1공구 7백13ha의 면적에 지난달 한빛들주식회사, 장수채, 대영산업컨소시엄, 삼호용앙 영농조합 등 4개 업체가 대규모 농업회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민간기업의 농업참여 확대로 대규모 농어업회사를 설립하고, 농식품 수출 1백억불 달성을 위해 간척지에 수출전문 대규모 농어업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을 반대하는 부여군 농민들이 지난 6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산이면 농민들은 이미 해군 군사기지가 건설돼 있고, 전남도 J프로젝트가 들어설 예정인 지역에 또 대규모농기업이 지정돼 있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했던 설명회도 농민들 반대로 무산됐다.

산이면 영산강지구에 대규모 농기업은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이 장관이 되기 전부터 시도해왔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정거섭 산이면 지산리 이장은 “대규모 농업단지는 정운천 씨가 해남에 있을 때부터 계곡면 간척지에 첨단영농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했으나, 마을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후 정운천 전 장관이 임명되던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규모농어업회사를 육성하겠다고 보고하면서 지난달 4월 우선협력대상자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정거섭 이장은 “대규모 농업회사는 현 정권의 업적으로 삼으려고 해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을 수입하는 나라가 수출하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농지를 지켜 식량주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산강지구 농민들은 해남군이 주민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고, 지난 설명회에서도 농식품부 과장이 참석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정 이장은 “정부가 강행하면 온몸으로 막고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말해 이후 정부와의 갈등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며, 주민 설득은 업체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민들이 반대하지만 설득작업을 병행해 원래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농업회사 업체가 선정되면 지역주민 참여방안을 만들게 해 업체들이 주민들을 설득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5일 해남군과 산이면 이장, 해남군 농민회 회장 등 10여명은 군수실에서 대규모 농업회사와 관련 간담회를 열고 논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충식 해남군수는 농식품부와 전남도가 대규모 농업회사와 J프로젝트를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입주를 막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박철환 해남군 군의원은 영산강 2-1 지구에서 일부 경작지를 농민들이 경작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을 내놓아 이를 두고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이영형 해남군농민회 회장은 “원칙적으로 대규모농업회사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산이면 주민들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에도 농민들이 제동을 걸고 있다. 부여군 금강 하천부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4백여명이 지난 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집회를 열고 농민 대책없는 4대강 정비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충남 부여군에서 올라온 농민들은 이날 ‘내년에도 농사짓고 싶다’, ‘농민 대책없는 4대강 정비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백신기 금강하천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충남 부여 하천부지에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고 있다”며 “아무리 국가 소유의 땅이라도 일방적으로 농민들을 몰아 낼 수 가 있느냐”며 항의했다.    〈해남=연승우·이선미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