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종자로 희망 불씨 살리자

  • 입력 2009.04.06 08:37
  • 기자명 현애자 전여농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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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우리농민들은 종자를 갈무리하고 잘 보관하여 두었다가 이듬해 다시 파종한다. 자연에 의지하여 비바람 속에서도 친환경적인 거름을 주어가며 정성스럽게 잘 가꾸고 수확한 후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남는 것을 내다 팔았었다. 그러나 지금 이런 풍경이 사라진 지 오래 돼 버렸다.

 GMO위험에 노출된 외국종자

수입농산물이 들어오면서부터 다수확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온갖 화학-반친환경적인 농기자재 투입율은 높아져 왔다. 거의 다 다국적 농기업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내산 종자회사들이 90%넘게 외국기업으로 넘어가 버렸고 몬산토라는 미국농기업체의 종자가 국내 전체농민들이 심는 종자의 60%를 잠식해 있음에서 확인되듯이 갈수록 GMO위험에 노출된 외국종자들이 차지해 들어오고 있다.

 

▲ 현애자 전여농 부회장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가격은 쌀 수가 없으며 시장에서는 수입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공급·유통되는 먹을거리들이 안전할래야 안전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도 농민도 다국적 농식품기업체들의 배만 불리면서 안전치 못한 먹을거리를 공급-사먹을 수밖에 없는 작금의 우리농민과 소비자(국민)의 처지만 심각해지고 있다 하겠다.

여기에 우리의 대안 모색이 종자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먹을거리 생산의 시작단계에서부터 다국적기업들의 대량생산-유통체계의 고리를 끊어나가야만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대안농업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종종자-우리먹거리로 생산·가공·유통·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농민의 생존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며 식량주권을 회복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순환형 농업’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벌써 지난해 11월에 제주에서는 토종보리,콩 등를 찾아내서 10여명의 여성농민들이 1만여평을 파종한 상태이다. 무럭무럭 자라 5월말이면 첫 수확을 할 것이고 토종보리, 콩으로 만든 장류 등을 가공할 채비를 하고 있다.

아직은 불안한 토종농사를 하겠다니 남편동의도 쉽지도 않고 지난 수년동안 친환경농사에서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어었기에 참여률이 높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회원들에게 ‘토종종자-먹을거리운동’에 대해 교육.홍보해오고 있어 올해에는 각도별로 시범지역을 선정하여 토종종자-채종포사업(2009년의 경우, 15곳을 준비중)을 하는 등 참여의지가 높아지고 있다.

며칠전인 3월12일에 이 운동과 사업을 추진해 온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정부의 사회적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신청하였던 ‘얼굴있는 먹을거리-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함께하는 우리텃밭’이 선정됨으로써 안정적으로 이 일을 전개해 나갈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되었다.

도시소비자와 함께 하는 친환경농림산물 생산·가공·유통 사업단 구성 사업, 농가전통음식전수사업, 토종종자를 이용한 친환경농산물 가공사업, 토종씨앗 전시·채종포 운영, 도시지역 직거래 사업등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제 토종종자-우리먹을거리사업은 제주만이 아니라 강원도, 전라북도, 경상남북도, 서울 등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 채비를 갖춘 셈이다. 전국의 여성농민들의 멍든 가슴에 따스한 봄바람이 안겨오듯 술렁이며 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농민 마음 읽는 소비자 찾아야

다만, 중요하게 나서는 문제는 농민은 토종종자로, 그리고 친환경적인 안전한 ‘얼굴 있는 우리먹거리’를 생산 공급하더라도 이것을 사먹는 일이 자신들의 생명과 식탁을 위한 일임을 아는, 즉 ‘농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소비자(국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요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꾸준한 홍보와 소비자교육, 얼굴 있는 농산물로 신뢰를 쌓아간다면 차차 해결돼 나가리라 본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농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생명을 찾아나가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희망의 불씨를 힘껏 살려볼 일이다.

현애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부회장(제주도토종종자-먹거리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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