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미 납품 강요하는 유통업체

  • 입력 2009.04.06 08:33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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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들이 농민들에게 부리는 횡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무슨 기념행사 때마다 농산물을 할인판매 하는가 하면,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행사 등에도 꼭 들어가는 것이 농산물이다. 여기에 농협도 이들 유통업체들과 경쟁하면서 농산물 할인판매에 동참(?)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싸게 파는 것이야 자유라고 하지만, 문제는 이들의 할인 판매로 농산물의 가격구조를 왜곡시킨다는 데 있다. 특히 이들은 이렇게 값싼 농산물을 팔기 위해 산지 지역농협 등에 저가로 납품을 강요한다. 그 대표품목이 바로 쌀이다.

실제 전남 영광의 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은 최근 대형마트에서 20kg 쌀 한가마당 3만6천5백원에 납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조곡 40kg 한가마당 5만3천원에 매입했을 때 아무리 못받아도 최소한 20kg 쌀 한가마당 3만9천원을 받아야 하는데 저가미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이 농협 뿐만이 아니다. RPC를 운영하는 지역조합장들은 지난달 31일 농협중앙회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에 유통업체들의 산지 저가미 납품 강요를 단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통업체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했으면 조합장들이 모여 이의 단속을 주문했을까.

이같은 유통업체들의 저가미 판매 강요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농민들의 쌀값하락을 부추겨 쌀농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 조합장들의 요구는 정부가 반드시 수렴하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당연히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의 농산물 할인판매도 앞으로는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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