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찬성…농정은 잘모른다”

쌀 소득보전직불제 도입취지 맞게 검토, 경관보전직불제 시행에 감귤 포함 동의

  • 입력 2007.09.02 11:16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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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규 농림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

 임상규 농림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달 29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 회의장에서 열려 임 내정자에 대한 농업관과 농정철학, 농업현안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오갔지만 농업과 관련한 질의에 대다수 모른다고 답변했으며, 한미 FTA 등 농업개방에 대해서는 찬성의 입장을 내비쳤다.

의원들은 오랜 공직생활을 한 점을 감안해 장관직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재개 조치 등의 정부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문제인식과 해결의지가 부족하다고 임상규 내정자에 대한 종합의견을 내렸다. 의원들의 질의와 임 내정자의 답변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연승우 기자〉

▲ 임상규 농림부장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날 청문회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재개 결정이 주무부처인 농림부 장관이 없이 결정된 것에 대해 청문회를 연기하고, 권오규 경제부총리에 대해 해명을 들어야 한다며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홍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청문회보다 국민과 농민 모든 분들의 생사가 걸린 쇠고기 수입에 관련한 문제가 더 시급하다”며 “농림부 장관이 없는 상황에서 권오규 부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검역재개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산 수입쇠고기 검역이 이렇게 다급하고 급박하기 때문에 권 부총리로부터 해명을 듣는 것이 농해수위가 해야 할 일”이라며 청문회 연기를 요구했다.

권 오을 위원장은 홍 의원의 청문회 연기 주장에 대해 “각 당 간사와의 협의를 통해 우선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이후 상임위 차원에서 권 부총리 출석을 요구해 해명을 듣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끈질기게 미국산 수입쇠고기 수입중단을 요구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권 부총리가 관계장관 회의를 해서 소관부처 장관이 결석한 상태에서 수입재개를 결정했다”며 “임 내정자가 장관으로 임명이 됐을 때 할 수 밖에 없는 조치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먼저 작업을 해놓고, 왜 이렇게 청문회를 앞두고 결정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내정자의 임명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낙성 국민중심당 의원은 임 내정자가 모두발언에서 농식품의 위생안전관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발언을 두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시키는 것이 선진국 수준”이라며 수입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미국산 수입쇠고기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나온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미국이 수십 차례 위생조건을 위반하면서 우리 제도를 지키려는 노력이 한 번도 없었다”며 “국가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제출자료 너머로 임상규 농림부장관이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 남 회장은 “일본은 총리가 나와 중단을 선언하는 모습과 우리의 모습은 부총리가 나와서 바로 재개하는 이런 모습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며 “우리 고유의 한우를 지키는데 한계를 느낀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미 FTA=“한미 FTA 협상에 찬성하는가”라는 김낙성 의원의 질문에 임 내정자는 한미 FTA는 세계적인 개방화 추세에 따른 필수적인 선택이라며, 피해대책 강구 등이 필요하지만 FTA를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최규성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한미 FTA 협상에 대한 평가를 물었고, 이에 임 내정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행했다며 개방을 통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얻었다는 것은 이익이고 농업부문은 피해를 봤다고 평가했다.

최 의원은 미국은 농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어 공정하지 않다며, 국회에서 한미 FTA를 비준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질의하자 임 내정자는 “미국 내부에서도 반대가 있지만, 국제 관행과 신의의 문제가 있어 체결된 FTA를 국회에서 비준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쌀 및 직불제=최규성 의원은 쌀소득직불제가 2008년 가마당 16만1천원으로 목표가격을 정하려고 있다며 농가소득 경영 안전장치, 임차료 상승, 농기자재 상승 등 생산비는 올라가고 있어 현재의 목표가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질의해, 소득보전직불제 도입취지에 맞게 균형있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임 내정자는 또 경관보전직불제 확대시행에 감귤을 포함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으며, 경영이양직불제에도 감귤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농업·농촌 정책 분야=농업과 농촌 정책에 대해서 조경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농지를 이용한 반값 골프장의 타당성에 대해 물었고, 이에 대해 반값 골프장의 취지는 농촌투자를 확대해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임 내정자는 농가부채에 대해서는 오래된 문제이고, 119조 대책 결과로 부채증가 추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농가부채의 큰 원인이 재해, 가격불안에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책을 세우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낙성 의원이 농업예산이 매우 적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예산하고 비교해 보면 농업예산이 전년대비 1.3% 감소했다고 지적하자, 임 내정자는 “예산 규모와 증가율보다 실질적으로 어떤 분야에 어떤 내용으로 투자되는가가 중요하다”며 “농업의 중요성 때문에 효율적 투자를 전제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농림부 장관으로 내정될 것 같으면, 농림예산을 적게 편성하지 않았다는 후회가 되지 않느냐면서 비꼬기도 했다.

이외에도 임 내정자를 농민단체가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농정과 관련한 내정자의 생각과 경험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변하기도 했으며, 재산 중 농지를 소유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았으며 은퇴 후에는 고향에 내려가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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