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위험 미국 쇠고기 거창 상륙

  • 입력 2007.09.01 21:17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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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규 거창군 농민단체협의회 사무국장
급기야! 드디어! 이곳 거창 골짜기까지 미국산쇠고기가 상륙을 했다.

언젠가 수입쌀이 농협미곡처리장 창고에 가득 쌓여 있다가 농민단체에 발각되어 된통 한바탕 했던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광우병에 대한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미래 인류의 대재앙이 될 미국산 쇠고기까지...

농민단체들이 항의방문 등의 집단행동이 예견되던 차에 거창의 할인마트는 자진 철수했고, 지역 농민들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온 실수였다고 인정하고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국산쇠고기를 이후 절대 취급하지 않겠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니 고맙기도 한 일이지만 한편 서글프기도 하다.

외국의 농산물이 이미 국내시장을 잠식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유독 미국산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더 소란을 떠는 것은 무슨 일이겠는가?

이는 농민들이 농산물 가격보장문제, 수입농산물 불매운동의 차원에서 그동안 싸워왔던 사안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는 주요 언론과 방송을 통해 수차례 밝혀져 왔지만 그 위험성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광우병은 소의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서 마치 미친 것 같은 증상을 보이다 죽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 병에 걸린 소들은 처음에 침을 질질 흘리다가 미친 것처럼 이상한 행동을 한다.

병이 더 심해지면 혀의 신경과 근육이 마비되어 사료를 삼키지도 못하며,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앉은뱅이처럼 주저앉는 증상을 보인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이 인간광우병에 감염되면 소와 똑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죽게 된다.

오랜 잠복기간을 가졌다가 발병하는 광우병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이렇듯 버젓이 거창에서까지 팔리고 있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개탄스러워해야 할 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는 그 위험성을 선명히 알려 싼 값에, 호기심으로 구입하여 먹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며, 판매상은 일부 소비자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접고 국민들의 건강권을 장삿속 때문에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거창에도 2만3천여두의 한우를 키우는 축산인이 있고, 이를 정책적으로 돕고 한 목소리로 지역브랜드 사업을 통해 소비촉진에 앞장서는 거창군과 축협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다. 그들에게 미국산쇠고기가 거창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은 실망을 넘어 충격과 분노가 될 수 밖에 없다.

값비싼 한우고기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구매의욕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들쑥날쑥한 소 값 변동이 축산인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가히 정책의 획기적 전환 없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農業(농업)의 農(농)자도 모르는 인사가 농림부장관에 들어앉으려 하지 않나, 개방만이 대세고 농업, 축산업 경쟁력을 만드는데 필요한 조치라며 일본의 이른 개방이 아시아를 제패하게 된 원동력이요 그래서 그 시끄러운 신사참배마저 비난할 일이 아니라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농림부 축산정책담당자의 발언은 아연질색하게 한다.

섣부른 체결을 막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인 한미FTA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기 위해 농촌지역의 국회의원들이 한명이라도 더 서명을 해야 하는 이때, 당론이 우선이며 당내 중진의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해 달라며 지역농민들의 요구를 그렇게 당당히 무시한 우리 지역 국회의원을 지자체장과 도의원, 군의원들은 어찌 바라보시는지.

논밭에 발 걷고 나가 땡볕에 하루 종일 서있는 농민들은, 소 키우고 돼지 키우며 이 거창 지키고 있는 축산인들은 또 어찌 생각하시는지, 우리 자식들 학교급식에서 버젓이 공급될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가 이곳 거창까지 들어와 생명을 담보로 장난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거창의 학부모님들은, 군민들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농사 한번 잘 지어보라고, 농업도 제대로 창업해서 성공하는 농업인이 되라고, 아무 밑천 없이 들어와 살다가 좋은 기회 얻어 보름여 창업농후계자 교육을 수료하면서 운이 좋았던지 성적이 좋아 전국 1등하고 황송하게 농림부장관님 상까지 받았는데, 여차하면 제일 빨리 망하는 지름길을 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이 앞선다.

“농림부장관님! 농촌에서 농사짓고 살면 희망이 있겠능교?”

김훈규 거창군 농민단체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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