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포기하는 것이냐” 농민 반발

농어촌공사 대호간척지 농어촌관광단지로 재개발

  • 입력 2009.02.22 10:47
  • 기자명 엄청나 지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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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가 1998년 간척사업을 통해 도비도에 조성한 3백50ha에 대해 농어촌종합관광단지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홍문표 사장이 개발의지를 피력하고 지역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어 이 지역 농민, 시민사회단체들과 마찰이 일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 대규모 도비도 농어촌종합관광단지 개발계획을 수립해 전문가 의견수립에 들어갔으며, 이와 관련 지난 13일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당진지사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김희봉 당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농민과 시민단체의 패널은 없고 오로지 농어촌공사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패널만을 배치한 이번 공청회는 생색내기식, 형식 갖추기식 공청회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또한 그는 “이번 농어촌공사가 농지를 잠식하면서 추진하는 관광단지 조성은 농촌공사의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 계획으로 농촌공사가 이미 농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패널가운데 유일하게 관광단지 조성에 대해 반대했던 당진시대 최종길 편집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재원마련에 대한 대책 없이 민자유치만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도비도에는 돈 되는 사업인 골프장 건설과 같은 수익성 사업만 시행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서 그는 “철새 도래지인 이 지역에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골프장이 건설되는 것은 환경 파괴를 농촌공사가 앞장서게 되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덕기 당진군농민회 회장은 토론에서 “간척지 조성을 통해 확보된 농지를 농민들에게 돌려주면 되는 것인데 굳이 농촌공사가 나서서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미 1998년 10ha에 대해 휴양단지를 조성했지만 계속해서 적자가 나는 상황에 이의 10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규모만 늘리면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이명박 정권의 막개발 정책의 한 부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농민단체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후 도비도 농어촌관광단지개발을 반대하는 대책위를 꾸리고 농지를 농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한국농어촌공사는 민자유치를 서두르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농어촌공사가 13일 충남지역본부 당진지사 회의실에서 도비도 농어촌종합관광단지 개발과 관련, 토론회를 열고 있다.

〈충남=엄청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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