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장 신춘방담 '2009년 농업희망 여기서 찾자'
농민단체장 신춘방담 '2009년 농업희망 여기서 찾자'
  • 연승우 기자
  • 승인 2008.12.3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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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농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인식"
"지속가능한 농업 위해 농민들 뭉쳐야"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좌장)

참석자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회장)
▷이승호 축산단체협의회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배삼태 한국카톨릭농민회회장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연합 회장(서면 참가)

-일시: 2008년 12월 27일
-장소: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실
-정리 : 연승우 기자

한국농업을 대표하는 농민단체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2008년의 농업정책과 2009년 한국농업의 앞날을 이야기했다. 농민단체 대표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농업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을 나타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농촌진흥청 폐지로 농민들의 강한 불만을 샀으며 계속된 농지규제 완화, 한미 FTA 강행 등으로 농심은 이미 이명박 정부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 주었다.

또한 농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으나 농산물 가격은 폭락해 농민의 삶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농어업특별세를 폐지하려 하는 등 농업을 이 땅에서 없애려 한다는 것이 농민단체 대표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한미 FTA 국회 비준 처리 강행에 한겨울 노숙 농성을 하고 있던 이들 대표들은 내년에도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이제 농민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민들이 힘을 합쳐야 현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출할 때 우리 농업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 사진 왼쪽부터 윤요근 회장, 배삼태 회장, 한도숙 의장, 이승호 회장, 김덕윤 회장.
▶한도숙 의장=2008년 시작은 농업현장에 조류독감이 번지면서 한해 농업현실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 듯 했다. 농자재 가격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직불금 파동 등 끊임없는 농업문제에 한미FTA 관련 법안 강행 처리 등이 쟁점화 되고 있다. 다사다난 했던 2008 농업 전반에 관해 단체장님들과 한자리에서 회고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 농정 평가

▶배삼태 회장=이명박 정권의 농업정책은 정책이라 평할 수 없다. 지난해 8월15일 저탄소녹색성장, 저탄소녹색산업이 국정운영의 기조인 듯 발표를 해 농업이야말로 녹색산업의 대표이기에 농업정책이 제대로 실현되리라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농업을 발전시키는 그 어떤 내용도 찾아볼 수 없었다. 농사짓는 농민이 받아야 할 직불금을 도둑질한 이른바 ‘가짜농민’사태가 발생했는데 단순한 제도 자체의 문제로 포장해 결국 용두사미로 만든 것만 봐도 현 정권의 농업에 대한 철학 부재를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농어업특별세를 없앤다는 말이 거론되는 것만 봐도 녹색성장 운운하는 것도 구호에 그치는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이승호 회장=지난 해 축산분야의 농민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천정부지로 솟는 사료가격과 환율 폭등 등 현장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최근 한미FTA비준을 강행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하는 농민들에게 말로는 대책을 세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은커녕 농업이 죽어가는 상황을 철저히 분석조차 하지 않은 채 FTA를 비준하려 하고 있다. 혼란기에 처해있는 농업의 방향을 새해,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윤요근 상임대표=우리 농촌지도자회에서 종합해 보니 지난해 60여회의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회 시기부터 한국농업의 험난함이 이미 예견된 바 있다. 농촌진흥청 폐지 문제가 불거져 현장 농업기술의 연구 개발사업이 위기에 처하게 되고, 이는 곧 농업연구기관 말살정책의 시작이기 때문에 농성과 집회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농진청을 지켜냈다.

이러한 때에 식량위기는 농업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촌·농민의 문제로만 치부되던 농업이 식량위기로 인해서 국민이 농업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이승호=축산 이야기만 하면 1박2일도 모자란다. 단체장을 오래했는데 기자회견, 집회에 참가한 회수가 지난해 가장 많았던 해가 아니었나 싶다. 일부 농민단체의 의식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도 단체별 성향이 다른 곳이 있다. 품목들도 큰 틀 속에서 투쟁을 해야 한다.

축산인들도 쌀의 문제에 왜 참석하느냐고 물어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먹거리를 어떻게 지켜내느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가 아닌 식량안보이다. 각 단체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낙농인들이 집회를 연 이후 원유가격이 인상됐지만, 국제환율, 유가폭등으로 사료가격이 100% 이상 인상되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에서는 또 1월에 사료가격을 인상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낙농육우)산업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육우 송아지 값이 3만원이고, 정부는 한우 일변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육우산업에 대한 대책이 없다. 정부가 먹거리 산업을 보호 육성해야 하는데, 먹거리를 포기하고 외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배삼태=농민들이 똘똘 뭉치지 않고는 농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쌀 문제, 과수 문제, 축산 문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품목, 자기 단체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농업을 구할 수 있는 큰 틀에서 뭉쳐도 부족한데 자기 단체만의 이익을 위해 싸우면 안 된다.

농업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내기 위해서는 농업계가 똘똘 뭉쳐야 한다. 뭉치지 않으면 농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한도숙=지난해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에 농업정책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한마디로 ‘명박산성’이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는 자신의 생각을 국민에게 억지로 주입시키고, 국민과 농민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 아집을 갖고 있다.

▶윤요근=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예산에서 농가부채 동결, 농업회의소 등 농업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진 것도 없고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이 정부가 존재하는 한 농업의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언론에 역대 정권에서 농업분야에 총 249조를 뿌렸다고 나왔다. 전 정부시절에 운운한 119조도 말뿐이지, 농림부 공무원 월급과 농로 포장 등 SOC 예산도 포함돼 있다. 농특세를 살리기 위해 농민단체장들이 쫓아다녀 간신히 보류시켰지만,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른다. 도시민들은 농민들에게 엄청난 정부 예산이 들어간 줄 알고 있다.

MBC PD수첩에서 광우병 문제를 제기해 나라가 들썩였다. 언론매체를 이용해서 우리도 어떻게 농민의 어려움을 알게 하고, 과대 포장된 정부의 정책을 밝혀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배삼태=보수언론과 현 정권의 생각은 농업은 구조조정해도 될 산업 쯤으로 치부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식량위기가 함께 오고, 식량자급률 27%밖에 안 되는 나라가 외국에서 농산물을 사오지 못하면 우리 국민의 70%가 굶어 죽을 판이다.

이렇게 농업이 중요한데도 정부와 보수주의자들은 없어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보수언론이 방송을 장악해 이런 논조로 방송을 하게 되면, 농업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국가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다. 농민운동은 우리만의 운동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농업을 살리는 운동이어야 한다.

▶한도숙=이명박 정권의 탄생배경을 보면 삽질을 통해 집권했기 때문에 대운하라는 거대한 삽질을 하려고 한다. 농업이 그런 사업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먹거리가 보장되지 않아 외국이 우리 먹거리를 장악하면 외국의 눈치를 보고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격이 될 것이다.

▶윤요근=농민들이 살아남을 길을 우리가 찾아야 한다고 본다. 현 정권은 경제논리, 돈만 벌어들이는 신자유주의 논리로 2% 부자를 위해 서민을 죽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농업은 구조조정을 거쳐서 망할 사람 망하고, 새로 개발해서 태어날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회사논리, 경쟁논리를 농업에 덧씌우고 있다.

과연 대통령의 농업관을 바꾸게 할 수 있는가. 언로가 막혀 있다. 국회의원이라도 제대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힘으로 FTA를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다수결 원칙으로 밀어붙일 것이다. 기대는커녕 답도 없다.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연합 회장=한마디로 농업에 대한 철학이 없다.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으로 일관하였다.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했던 미국산 광우병쇠고기 수입이나, 한미FTA 비준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농업에 대한 고민이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위해 농업은 희생하고 개방해야 한다는 과거 정권보다 한 걸음 앞서고 있다.

▲ 농민단체 대표들이 모여 지난 2008년의 농정을 평가하고 새로운 농업대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신춘방담이 지난달 27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실에서 열리고 있다.
협동조합 개혁과 농가부채

▶윤요근=농협개혁위에 들어간 적이 있다. 농협자체의 개혁위가 농민을 위한 개혁을 요구한 사람은 2∼3명밖에 없었다. 농협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경제사업 활성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하라고 해도 다수결로 농민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같이 할 수 없어 박차고 나왔다.

농민들이 그렇게 개혁을 요구했지만 거대공용 농협은 끄떡도 안했다. 대통령이 가락시장에서 한마디 하자, 농협이 개혁을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정부는 농민들이 파산직전이 된 것을 전적으로 농협중앙회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 지배구조 개혁이 농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농협중앙회를 정부 손안에 쥐려는 의도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삼태=협동조합이라는 것은 지역조합원들이 협동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나라 농협은 태생부터 타율에 의해 움직였다. 농협개혁도 지역농협이 지역농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움직이면서 신자유주의 대안으로 나와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농민들의 요구는 듣지도 않다가 대통령 말 한마디에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박정희 시대처럼 권력의 시녀로 될까 우려스럽다.

▶한도숙=농가부채에 대해서, 처음 제기했던 곳이 전농이었다. 농가부채를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생각했었다. 젊은 농사꾼이 대다수가 부채가 많았다. 김대중 정부 들어오면서 농가부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획기적인 농가부채 대책이 나오지는 못했다.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윤요근=나도 농민후계자인데 정부 정책자금으로 인해 빚더미에 앉았다. 농사를 못 지어서 부채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정부에게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빚이 1억원이 넘는다. 1983년 농사를 시작할 때 하우스를 하겠다고 원예자금을 6백30만원을 신청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축산을 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축산을 하게 돼 소를 샀는데 다음해에 소 값이 폭락해서 돈을 다 날렸다. 당시 한우농가 30∼40%가 전멸했다. 며칠 전 사료가격이 올랐다. 내년에는 축산농가 50%가 빚더미에 앉을 것이다. 정부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한도숙=수입개방으로 인해 투자에 비해 농산물의 가치하락으로 부채가 발생한 것이 크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농가부채는 앞으로도 큰 문제다. 한미 FTA,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이 가속화될수록 높은 경쟁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해야 하고, 투자한 만큼 농산물 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 부채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을 포기해야 앞으로 농가부채가 쌓이지 않을 것이다.

▶배삼태=농업도 산업이다. IMF때 은행과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농민들에게는 단순히 이자만 깎아 줬다. 이자를 깎아 주는 것은 파산을 연기시킨 것뿐이다. 근원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김덕윤=농협은 아직도 농민들에게 문턱이 높고, 특히 여성농민에겐 더욱 그러하다. 농협은 은행이 아니라 생산자단체라는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에 근거에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합원(농민)을 들러리로 세우고, 농협 중심의 정부 중심의 개혁은 또다시 문제의 본질을 바꾸지 못하고 답습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농협의 주인이 농민들이 되는 것, 이것이 농협개혁의 핵심이다.

또한 아무리 부채연장을 하고 이자인하를 한다고 하여도 농가소득이 되지 않는 한 농가부채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일할 수록 빚만 드는 이런 농업구조에서 어떻게 농가부채가 해결 될 수 있겠나? 현재의 농가부채에 대해선 일정정도 탕감 정책을 쓰고, 또한 농업소득 보전을 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농업문제의 대안은

▶한도숙=가톨릭농민회가 생명운동으로 철학적 방향전환이 이뤄졌다. 생명운동, 소비자 운동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배삼태=70∼80년대 가농이 농민운동의 중심이 됐고 90년대에는 전농이 농민운동의 중심이 됐다. 가농은 생명농업을 하기 위한 분회를 만들어 도시성당을 중심으로 생활공동체를 만들어 직거래를 해보자고 대안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한미 FTA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에너지 위기와 식량위기가 함께 오고 있기 때문에, 비료와 농약을 적게 사용하고 석유소비량도 줄이고 유기축산을 통해 지역순환을 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는 생명농업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한다.

▶한도숙=통일농업이라는 화두가 등장한 것은 오래됐다. 농민들이 통일농업에 대한 기대도 갖고 있다. 각 단체마다 개성에 농장을 운영을 하기도 한다. ‘명박산성’으로 인해 이런 통일농업이 막혀 있는 상태이다. 농민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전농은 이것을 깨기 위해 2008년 통일쌀을 모아서 올해 북송하려고 하는데 개성으로 못 가고 바다로 보내야 할 상황이다.

▶윤요근=북에 가보지 않고서는 북을 이해하지 못한다. 같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남측에서는 쌀이 천대를 받고 북측에서는 없어서 못 먹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북측은 농사짓는 기술도 부족하고 지력이 떨어져 수확량이 낮아졌다. 생산자단체의 역할은 쌀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측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치적 문제로 칸막이가 생겼다. 앞으로는 북측에 농업기술을 이전해서 같은 민족이 같이 잘 사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도숙=통일농업이 중요한 것이 논 중심의 농사를 짓는 남측에서 수입개방으로 과잉되는 농산물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북으로의 동포애적 지원이 가능해지도록 민간이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가 구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의 식량을 지원하는 특별법도 제정해야 한다.

▶배삼태=인터넷뉴스를 보니까 새해부터는 쌀 40만톤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봤다. 차관지원이 아닌 무상지원이라 오보라 생각했는데, 이명박 정부의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북은 산간지대가 많아 잡곡이 많다. 남은 논이 많아 쌀을 많이 지을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 남은 북으로 쌀을 보내고 북은 잡곡을 보내주면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윤요근=통일농업에 대해 오해도 많다. 올 봄에 비료가격이 오른 후 비료를 사러 가면 북에 비료를 지원해서 비료 값이 올랐다는 오해를 한다. 이걸 좀 깊게 생각하면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퍼준 것이 아니라 서로 평화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아쉽다.

▶배삼태=북에는 지하자원이 엄청 많다. 남북관계가 풀리면 낮은 가격에 지하자원을 사올 수 있다. 북에 비료를 지원하면서 남측에서 생산된 비료의 수급조절 기능을 했다. 그러나 대북지원이 막힌 현재는 비료 소비도 한정 돼 있고 농기계도 마찬가지이다. 농산업에서는 북이 큰 시장이 될 수 있다.

▶한도숙=지난해 여성농업인육성지원조례 제정이 활발한 한해였다. 조례 제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김덕윤=우리나라 농민의 50%가 넘는 수에, 농업노동 기여도도 60%가 넘는 여성농민이지만 아직도 여성농민의 법적 사회적 지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조례를 만들어 제정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례의 필요성과 여성농민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여성농민들에게 알려내고 마을간담회, 서명운동 등 여성농민이 주체가 되어 제정운동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제정이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 농업 희망은 있나?

▶한도숙=새로운 농업에 대안, 농민의 희망을 통일농업으로 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 우리 농업의 희망은 무엇일까.'

▶윤요근=무슨 희망이 있어야 희망을 이야기하지.

▶배삼태=국민농업, 생명농업, 통일농업이든 민간운동이 소규모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국민의 일상적인 생활이 되면 정부도 달라질 것이다. 유기농업은 소수가 시작했지만 이제는 농식품부에 친환경농업과가 생길 정도로 발전했다. 작은 물이 모이면 큰물이 된다.

▶한도숙=수입쇠고기로 인해 농식품부 장관이 경질되고 농협은 태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재개로 촉발된 촛불행쟁은 국민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안전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우리 농업의 중요성을 각인하는 큰 계기가 됐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희망으로 비쳐진다. 농업정책은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펼쳐야 한다.

▶윤요근=우리 농업은 시장개방에 의해 여기까지 왔다. 막아내지 못했다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 그러나 너무 방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농민들이 하나로 뭉쳐서, 우리가 350만이지만 정확하게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뭉치면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는데 그게 안 된다. 농민들만 뭉쳐도 우리나라 정치가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올해도 농사를 지으려면 크게 생각해서 농민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배삼태=우리 농업의 희망은 통일농업 등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현 정권은 한미 FTA를 서두른 것이 아니라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정책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한도숙=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안전한 먹거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농업의 희망 메시지이다. 농민단체들이 농업을 살려낼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내는 단계, 이 단계를 넘어서 소비자와 함께 하는 국민농업이 돼야 한다. 희망을 갖고 2009년도 농업의 희망을 찾아내는 자세로 싸워나갔으면 좋겠다.

▶김덕윤=지난해처럼 온 나라가 농업의 문제로 들썩였던 때가 또 있었나 싶다. 식량주권의 문제가 전 국민의 화두였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빨리 신자유주의 농업정책을 폐기하고, 우리나라에서 식량주권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농민들과 국민들과 함께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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