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얼룩소 뛰는 해로 만든다"

낙농육우 정책 부재, 송아지값 3만원대 하락 강력 성토
낙육협, 과천청사 기자회견

  • 입력 2008.12.24 18:30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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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농 위기를 맞고 있는 낙농가들이 지난 24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육우, 송아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전날인 23일 전국동시다발 도청앞 기자회견을 강행한데 이어 이날 경기지역 낙농가들을 중심으로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24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200여m 떨어진 과천경찰서 옆. 한국낙농육우협회 소속 농민들과 농민연합 소속 단체장들이 기자회견장 진입을 차단 당한 채 세워져 있는 소를 태운 차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소를 싣고 오던 농민들이 경찰에 의해 회견장 진입을 저지 당하자 이승호 회장은 소가 실려 있는 차량으로 500여m를 이동하면서까지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과 경찰들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큰 불상사는 없었다.

낙육협은 기자회견문에서 "육우는 두당 100만원씩 손해를 보고 출하하고 있고, 송아지는 단돈 2, 3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인데도 정부는 대책마련은커녕 소 닭 보듯 뒷짐만 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23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낙농육우농가들의 외침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농민의 생존권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정부는 즉각 농가 원유값 삭감 방침을 철회하고, 육우, 송아지 수매 및 송아지생산안정제 등 실질적인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한다"면서 이후 발생되는 사태의 책임은 모두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호 회장은 "그동안 농식품부를 찾아 100여 차례도 넘게 건의했지만 외면당했다"면서 "그러면 생명체를 부산물로 취급하고 있는 정부 관료들은 정부의 부산물이냐"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은 회원들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기축년은 빨간 소가 아닌 얼룩소가 널뛰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는 "얼마 전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송아지 값이 진짜로 3만원 하냐며 물었다"고 말하면서 "정부 정책 어디를 봐도 육우에 대한 대책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젖소 송아지가 부산물이면 우리는 정권 유지의 부산물이냐"라고 강하게 성토 하면서 "정부에서 대책을 세울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정부의 농업에 대한 대책 부재로 매일 같이 농성하고, 밥도 굶어야 하고...농민단체 대표하기가 너무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농민들에게 데모만 한다고 뭐라 하지말고 육우도 한우처럼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안성에서 올라 왔다는 강병권 농민은 "작년 이맘때에 비해 소 한 마리를 팔면 고스란히 100만원을 손해 본다"면서 "이는 우리가 게을러서도, 잘못을 해서도 아닌 미국소를 수입 하면서 생긴 순전히 정부의 잘못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값은 끊임 없이 추락하고 사료값은 계속해서 올라가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원산지표시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원산지 표시도 한우만 이야기하고 있지 육우는 그 어디에서도 존재를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사 직전에 있는 소 산업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다음엔 소가 차 안이 아닌 도로를 활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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