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숙 칼럼]북으로 가는 통일쌀

  • 입력 2008.12.20 16:38
  • 기자명 한국농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 살기에도 바쁜 농민들이 용케 힘을 모아 북의 동포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 벌써 여러 해이다. 다행스럽게 지난 기간엔 6.15선언의 분위기로 남북 교류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통일운동을 열심히 만들어 왔으며 그 지평을 넓히기 위해 통일쌀짓기를 시작해서 지난해에는 상당한 물량을 개성을 통하여 북에 전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에도 봄부터 농민들은 각 시군·면지회까지 나서 경작을 확대하며 농민들 스스로 통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망을 만들어 왔다. 그리하여 남녘 농부들의 땀방울로 추수를 마친 통일쌀이 북으로 전달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정세는 우리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통일쌀은 농민 스스로 조국통일이라는 과제를 풀어 나가는 운동이며, 우리 땅 분단의 모순을 농업분야에서 해결하고자 하는데 그 뜻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부터 지난 10년간 쌓아온 정부와 민간의 통일 노력을 부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6.15선언과 10.4선언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며 통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주저하지 않았다.

정권은 바뀌어도 한나라의 국민과 기틀은 그대로 남아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서투른 풍수 집안 말아먹는다”고 이명박 정부는 놓는 쇠마다 방위가 다른지 한 번도 제대로 말뚝을 꽂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게 북한 탓이요 기대느니 미국뿐이다. 한미 동맹강화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가.

우리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귀를 벌려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대북 쌀지원 법제화를 주장했으나, 아직 결실을 만들지 못하였다. 갈수록 냉랭해지는 남북관계를 풀어내야 할 시기에 대북 삐라 문제가 불거져 나와 한층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쌀 북송을 사회전체의 문제로 확산하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싸워야 한다.

그것은 우리민족끼리 통일하자고 선언한 6.15선언과 10.4 선언이 펄펄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며, 이후 통일 시대를 농민들이 안아 온다는 확신인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이미 수많은 통일 밑거름을 뿌려 놓았다. 결의하면 실천하는 것이 통일운동의 역사였음을 기억하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