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투쟁

  • 입력 2008.11.01 10:54
  • 기자명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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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농민들이 지난 28일 동시에 시·군청 나락 적재 투쟁에 돌입했다. 이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 될 때까지 진행 될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이번 투쟁을 통하여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져온 농업에 대한 냉랭한 생각을 바로 잡고자 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농업을 천대시 해왔다. 마치 핸드폰 많이 팔면 언제라도 식량을 사올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는 그간 우리 정부가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면서 농산물 수입으로 농촌을 망쳐 온데서 비롯된다.

농촌은 버려지는 곳, 늙은이들만이 남아있는 경쟁력이 전혀 없는 산업쯤으로, 그리고 덩치가 큰 농업을 하면 마치 경쟁력이 생길 듯한 정책으로 전업화, 규모화, 기계화를 유도하면서 많은 농민들이 저 농산물 가격에 울고 농가부채로 신음하고 급기야는 극단적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농정을 규탄해 왔다.

이번 쌀 직불금 부당편취 파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농업불가론, 농촌무용론 또는 타산업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인식의 팽배로 인한 결과물이다. 농지를 농업인이 아닌 사람들이 소유한다는 것이 헌법정신을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농민들은 이제 우리가 지은 농사 우리가 값을 매기고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구현하여 현재 나타나는 식량난이라는 위기와 금융 한파로 인한 경제 위기를 벗어날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윤봉길 의사의 어록을 떠올리지 않아도 세상 어느 곳에 있는 사람 누구라도 음식을 먹지 않고선 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농업을 천시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조급함과 근시안적 사고에 머물러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 농민들의 힘찬 투쟁이 세상을 바꾸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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