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요구 수렴하십시요'

이명박 정부에 드리는 글

  • 입력 2008.10.27 11:44
  • 기자명 심문희 전여농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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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희 사무총장
청와대 뒷산 어디쯤에서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올해도 대풍이구나”라고 느끼십니까!! 농민들의 풍년가 소리를 듣고 계시나요? 기억은 하시나요? 물가상승을 억제하겠노라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던 농산물 품목을?

통곡소리 멈추지 않는 농촌

그 속에 포함된 농축산물 16개 품목은 가격이 전부 반 토막 되어 폐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풍년가가 아니라 농민들의 통곡소리가 삼천리강산에 울려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곡소리가 멈추고 있습니다.

쌀 직불금 문제! 부당하다는 것을 알고 신고했던 농민들이 땅을 빼앗기고 직불금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을, 또한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28만의 농가에서 수령을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노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불법수령자 명단을 즉각 공개하고 법의 처벌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끌어 오르는 분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또한 쌀 직불금 문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농업 농촌문제가 총체적으로 표현된 커다란 사건입니다. 농지소유의 문제, 농민생존권의 문제, 더 나아가 식량안보를 뛰어넘는 식량주권에 대한 정부의 농업 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8년 새해 벽두부터 시대의 화두는 식량위기 곡물가 급등이었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는 조류독감은 겨울을 지나 여름까지 지속되었으며 광우병 파동에 멜라민 파동까지 먹을거리에 대한 위협은 이제 남의 나라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해외식량기지 건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미 FTA비준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지 모르는 속에서 농업의 몰락은 뻔하다는 것을 누구나 예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미FTA 비준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 국회로 넘기며 올해안에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한국에게는 한미FTA가 경제위기 극복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논리가 현재 금융위기에서 새빨간 거짓말인 것을 농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1%를 위해서 일하는 정부가 아니라 99%를 위해서 일하는 정부를 농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말 ‘민생경제’를 위한다면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 값 폭락 등 그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내년에도 농사 짓겠습니다

또한 현 직불금 사태에 당장 부당 수령의 명단을 공개하고 연루된 공무원들을 처벌하고 또한 부당 수령액을 농민에게 환수하여야 합니다. 쌀직불금 제도는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태가 생긴 원인은 농사를 짓지 않는 투기꾼이나 부재지주의 농지소유 때문입니다. 비 농민의 농지소유규제를 강화하여 강부자, 땅부자 내각의 오명을 벗길 바랍니다. 350만 농민들의 내년에도 농사지으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이명박 정부에 요구합니다. 우리들의 분노가 적극적인 저항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빨리 농민들의 요구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심문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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