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우려 속 햇양파 출하 시작됐다

지난 7일 전남 고흥 금산면 일원서 ‘노지 잎양파’ 수확 시작

중국산 양파 선적 소식에 중량 속인 밀수 의혹 불거진 상황

평년 수준 가격 회복에도 농민들 “전망 밝지만은 않다” 우려

  • 입력 2023.03.10 10: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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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7일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대흥리 일원의 조생양파 밭에서 수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대흥리 일원의 조생양파 밭에서 수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일원에서 조생 노지 햇양파 수확이 시작됐다. 잎양파 형태로 가장 먼저 출하되는 고흥군 금산면의 조생 양파는 시장에 국산 햇양파 출하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동시에 올 한 해 양파 가격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특히 2년 내내 지독한 폭락이 지속된 상황에서 올해산 햇양파 출하 시기 도매시장 경매가가 평년 수준을 일부 회복하자 생산 농민들은 잎양파 수확과 작황 등에 적지 않은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중국산 양파 수입 소식과 적재량을 속인 밀수 의혹 등이 불거진 만큼 향후 가격 전망에 우려를 나타내는 농민도 상당수 파악된다.

지난 7일 수확 현장에서 만난 김형관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고흥군지회장은 “지난해 대비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는 그야말로 생산비를 보전하지도 못할 만큼 가격이 폭락했던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잎양파 물량의 대부분을 취급하는 대구공영도매시장에서 올해부터 쓰레기 등을 이유로 잎양파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최근의 양파 경매가는 전남 일부지역에서 출하되는 시설 양파 가격일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된다”라며 “현재 양파 시장가격이 호조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수입 소식도 상당히 들려오고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또 소비자 물가 명목으로 비축물량을 풀 여지도 있어 향후 가격이 어떻게 유지될지 우려가 적진 않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포전 매매가 완료된 상태기 때문에 시장가격이나 경매가격이 관내 조생 양파 재배 농민에게 미칠 영향은 사실 없다. 하지만 거래 완료된 포전 매매가격이 폭등한 인건비와 생산비를 건질 정도는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부의 적절한 수급정책과 수입 물량 조절, 그리고 소비 확대다. 올해산 양파의 가격이 양호하다고 또 소비자 물가에 치중해 수입을 늘리고 할 것이 아니라 생산 안정화를 위한 생산비 보전과 농산물 가격 보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소극적인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의무자조금 등을 활용해 정확한 재배면적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급 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고흥군지회 사무국장도 “오늘 출하된 잎양파의 경우 관내 조생 양파 중에서도 숙기가 가장 빠른 품종으로 수확기가 빠른 반면 냉해에 매우 취약한 특성이 있다. 지난 1~2월 한파로 냉해를 입어 2주 정도 수확이 미뤄진 상황이고, 그 여파로 잎이 일부 마른 현상을 보여 시장에 출하된 이후가 걱정이다”라며 “가식부가 아닌 지상부가 마른 건 섭취에 아무 영향이 없지만, 소비자들과 식당 등에선 보기에 좋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중국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햇양파 수확과 동시에 중국산 양파도 수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는데, 앞으로 출하될 양파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생산자단체 역시 시장 상황과 함께 수입 양파에 대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 상황이다. (사)한국양파연합회와 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는 중국산 양파의 작황과 수입 준비 상황 등을 경계하는 동시에 적재 물량을 속여 반입되는 수입 양파에 대한 특별단속을 관세청과 평택세관 등에 요청한 상태다.

생산자단체 측은 수입양파 할당관세 기한이 종료된 이후 135%의 고율 관세로는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수입업자들이 세관 신고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초과 적재해 수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 중이다. 아울러 수출업계 관계자 제보에 따르면 중국 등 수출업체에선 양파 관세가 일반관세로 전환된 이후 컨테이너당 3톤씩은 더 실어야 마진을 남기면서 수출할 수 있다는 게 기정사실로 굳어진 상태다. 이에 한국양파연합회는 수입 컨테이너별 전량 점검과 전수 조사 및 계측 실시로 일부 수입업자의 불법행위를 근절해 국내 양파 생산농가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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