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옥수수를 만나다

  • 입력 2008.09.30 18:29
  • 기자명 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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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정 진주시 여성농민회
요즘 멜라민 공포로 과자 매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중국산 유제품에서 사람의 몸에 해로운 독성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 영아 4명이 죽기까지 했단다. 만약 아기들에게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1년이나 2년이 지난 후에 나타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중국산 분유가 들어간 제품을 맛있게 먹고 있지 않을까? 이처럼 위해성이 사람의 몸을 통해서 증상으로 직접 나타나지 않는 한 그것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무모할 정도로 불감증에 걸린 정부로 인해 우리 국민들은 또다시 잠재된 위험에 전면노출 되어 있다.

광우병위험이 있는 미국산쇠고기가 그러하고, 그리고 앞으로 어떤 증상으로 우리에게 그 모습을 나타낼지 모르는 프랑케슈타인 음식이라 불리는 GMO가 그러하다. 올 5월부터 GMO 옥수수(전분)가 수입돼 앞으로는 빵, 과자, 음료, 물엿 등도 조심해야 한다는데 밥상에서부터 간식까지 모든 먹을거리가 잠재된 위험에 노출된 우리의 현실에서 작은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다.

전여농과 서울환경연합이 함께 고민하고 진행한 토종옥수수 심기 사업이 그것이다. 그동안 GMO의 위해성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을 해오긴 했지만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분분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의 와중에 서울환경연합에서 토종옥수수사업을 제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단순히 나와 내 가족들만 GMO 식품을 먹지 않는 1차적인 운동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직접 나서서 GMO에 대항하는 실천적인 행동을 벌여내었는데, 토종옥수수 기금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토종옥수수를 선물로 전달하면서 GMO의 위해성과 토종을 지켜내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훈훈하게 다가왔다.

옥수수를 일일이 양파망에 15개 정도를 넣어 그 속에 토종옥수수를 지켜내자고 하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넣는 것이 사실 조금 수고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GMO의 위해성에 대해 알게 되고 토종옥수수를 지키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나서게 된다면 우리의 수고는 보람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도 아직까지 토종을 지키고 살려내는 것에 대해서 이제 겨우 당위성을 벗어나서 실천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과정에 서울환경연합과의 토종옥수수심기사업은 우리에게 많은 힘을 실어 주었다. 토종을 지키려는 소비지가 있고 토종을 지키려는 생산자가 있으면, 그리고 그 소비자 생산자가 점점 더 늘어난다면 우리의 어려움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우리가 심은 토종옥수수는 희망의 옥수수다. 건강한 소비자와 건강한 생산자가 만나 희망의 불씨를 피우는 토종옥수수가 내년에는 좀 더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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