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앞 운집한 제주 농어민들 “CPTPP는 농업 말살 협정"

8일 열린 ‘CPTPP 저지 투쟁선포식’에 1천여명 모여
농어민들, 봄일 제쳐 놓고 나와 “CPTPP 가입 결사반대”
홍남기 부총리 “이번 정부 내 CPTPP 가입 신청할 것”

  • 입력 2022.04.08 19:26
  • 수정 2022.04.08 20:41
  • 기자명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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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CPTPP가입저지 제주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들이 '제주도의회 CPTPP 가입 반대 결의문 채택 요구안'을 도의회에 전달하기 전 농어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CPTPP가입저지 제주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들이 CPTPP 가입 추진을 규탄하는 대형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저지 농어민 총궐기대회’에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달 중에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한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이번 정부 내 CPTPP 가입 신청, 다음 정부에서 가입 협상이라는 큰 틀에서 추가 피해지원 및 향후 액션플랜 등에 대해 최종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CPTPP 가입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이날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CPTPP 가입 저지 제주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주관으로 CPTPP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제주지역 농어민들은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에 앉아 2시간여 동안 CPTPP 가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결의문에서 “정부는 작년 CPTPP가입을 4월로 예고한 후 지금까지 농어민의 반발에도 일방적으로 가입추진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자행한 개방정책도 부족해 농산물 관세철폐율 96%, 수산물 관세철폐율 100%인 CPTPP에 가입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주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감귤산업은 값싼 열대과일에 밀려날 것이고, 지금까지 열심히 만들어 놓은 시설 만감류 또한 가격경쟁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CPTPP가입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은 제주도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윤천 비대위 집행위원장(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조금 전 제주도의회 의장을 만나 ‘제주 농어민 CPTPP가입 반대 결의문 채택 요구안’을 전달했다”면서 "6월 본회의에 앞서서 CPTPP가입 반대 결의안 채택 안건 하나만 가지고 원포인트 회의를 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추미숙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은 “이미 수입농산물이 식탁을 점령했고 마트에 가면 국내산 농산물 찾기도 어렵다”며 “지금도 벼랑 끝인데, 도대체 어디까지 더 떠밀려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수산물도 무방비 상태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면서 “CPTPP가 체결되면 일본은 가입조건으로 일본 수산물 수입을 당연히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민뿐 아니라 모든 국민의 먹거리 주권을 포기하고 건강권을 짓밟는 CPTPP 체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면 농축수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으로 국내 농산물 생산 기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특히 열대과일 수입에 따라 제주 과수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날 아침 6시부터 감귤나무 전정(가지를 잘라주는 일)작업을 하다 집회에 참여한 김성하(62,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씨는 “농자재값도 많이 올랐는데 농산물 가격은 30~40년 전보다 더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CPTPP에 가입하겠다고 하니 바빠도 일을 제쳐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너무 힘들어서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4,000평 규모로 양배추, 비트 등 채소류를 재배하는 양형수(59)씨는 정부에 농어민을 보호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 씨는 “이번에 작업비도 안 나와서 전량 폐기했다”면서 “지금도 어려운데 CPTPP에 가입해서 수입농산물이 물밀 듯이 들어오면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농민들이 농산물을 팔아먹을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하고 가입하던지, 이건 순서가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서 온 고대성(79)씨는 “제주 농민들이 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매가 잘 안 되는 실정”이라며 “특히 제주도는 운반비도 많이 드는데, 소비도 안 되니 산지 폐기가 늘고 있다”고 어려운 제주 지역 농업 현실을 전했다. 콩·보리농사를 짓고 있는 고애숙(55, 서귀포시 안덕면)씨는 “기후가 예전 같지 않아서 작황이 좋지 않다. 어떤 해는 가뭄이 들고, 어떤 해는 또 태풍으로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어쩌다 농사가 잘되면 물가 잡는다고 수입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이런 상황에서 또 개방을 한다고 하니 CPTPP에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 국가가 참여하는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산물 관세철폐율은 96.1%에 달해 전면개방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할 경우 농업 부문에서 15년간 연평균 853억원에서 4,400억원의 생산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수의 경우 호주, 칠레, 멕시코, 페루산 오렌지·포도 등의 수입증가로 국내 감귤 시장의 피해가 우려된다.

수산업 부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부경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 대상 추가 관세철폐로 수입이 증가해 국내 생산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부경대는 CPTPP 가입 시 수산업 부문에서 15년간 연평균 69억원에서 724억원 생산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일본산 수산물 우회수입으로 인해 우리 먹거리에 대한 안전 우려가 확산될 경우 국내 전반적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생산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여성농민들이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약 1,000여명의 농어민들이 CPTPP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과 선전물을 들고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CPTPP가입저지 제주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에 소속된 농어민단체 대표들이 단상에 올라 농업 말살 협정인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한 농민이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머리띠를 매고 공동대표들의 투쟁사를 듣고 있다. 한승호 기자
8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농어업 사수! CPTPP 가입 결사반대! 제주 농어민 투쟁선포식'에서 한 농민이 CPTPP 가입 결사반대가 적힌 머리띠를 매고 공동대표들의 투쟁사를 듣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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