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재 11개 농업법인, ‘농지투기’로 701억 벌었다”

감사원, ‘경기지역 농업법인 운영·관리실태’ 보고서 발표

투기·전용허가 부실 처리 등 농지 관련 문제점 다수 확인

  • 입력 2021.09.05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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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경기도의 11개 농업법인이 농지투기로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수풀이 무성하고 컨테이너가 놓여 있는 등 투기가 의심되는 농지를 한 농민이 둘러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기도의 11개 농업법인이 농지투기로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수풀이 무성하고 컨테이너가 놓여 있는 등 투기가 의심되는 농지를 한 농민이 둘러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24일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11개 농업법인은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매도해 2017년 2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약 701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아울러 평택시 등 5개 시·군은 투기 목적의 농지취득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감사원은 경기도 내 농업법인 설립·등록관리 및 사업 운영관리, 지원·사후관리 등에 대한 적정성 감사를 통해 총 56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 그중 농지와 관련된 위법·부당사항은 약 29건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지역 농업법인 운영 및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30일에서 지난 2월 5일까지의 감사기간 동안 2017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31일 사이 부동산을 모두 20건 이상 매수·매도한 경기도 소재 45개 농업법인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주된 내용은 법인이 취득한 부동산을 영농활동에 이용하지 않고 단지 매매 차익을 얻기 위해 농어업경영체법에서 정한 농업법인의 사업범위를 벗어난 부동산 매매업을 영위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 결과 평택시에 소재하는 한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는 2017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3년 동안 영농활동을 통한 매출 없이 부동산 매매업으로만 약 323억3,765만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이처럼 경기도 소재 11개 농업법인이 3년 동안 부동산 매매업만 하면서 발생시킨 매출은 약 1,488억1,206만원에 달한다.

또 부동산 매매업을 영위한 경기도 소재 11개 농업법인의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 사실 등에 대한 점검 결과, 해당 법인들은 농업경영을 할 것처럼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제출해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총 268필지의 농지를 약 761억6,555만원 정도에 취득했고 1,463억4,160만원 가량에 다시 매도해 총 701억7,605만원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법인이 소재중인 평택시·화성시·시흥시·충주시·양평군 등 5개 시‧군은 농업법인의 투기 목적 농지취득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도 2017년 1월 1일부터 지난해 8월 31일까지의 농업법인 목적 외 사업에 대한 농지전용허가 실태 점검 결과 파주시·고양시·안성시·여주시·용인시·이천시·화성시 등 7개 시·군은 주택분양 목적 등 농업법인의 사업범위를 벗어나는 목적으로 농지전용을 신청했는데도 규정 미숙지 등을 이유로 이를 허가했다. 해당 시·군 소재 14개 농업법인은 아무런 제약 없이 농지전용허가를 받아 법령에서 허용된 사업범위 이외의 사업을 추진 중인 실정이다. 이에 위법·부당사항이 적발된 파주시 등 7개 시·군은 법원에 법인 해산명령을 청구하는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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