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민들, 평화통일 위해 뭉쳤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농민본부 결성
올해 연천 통일경작지 사업 등 다양한 통일농업 사업 계획

  • 입력 2021.04.13 13:50
  • 수정 2021.04.14 20:15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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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12일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교육과학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농민본부(6.15경기농민본부) 출범식 중 이길연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오른쪽 두번째)이 인사하고 있다.
지난 12일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교육과학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농민본부(6.15경기농민본부) 출범식 중 이길연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오른쪽 두번째)이 인사하고 있다.

경기도 농민조직들이 전국 최초로 평화통일을 위한 광역단위 연대체를 결성했다.

지난 12일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교육과학관에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농민본부(6.15경기농민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6.15경기농민본부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에 가입된 농민단체들이 별도로 꾸리는 특별위원회다.

6.15경기농민본부는 참여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대표자회의, 집행책임자로 구성된 집행위원회를 통해 운영된다. 공동대표로 김덕일 경기참여농정포럼 대표, 김상기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 이길연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 이복자 경기도시농업시민협의회 회장, 이옥배 한국여성농업인경기도연합회장, 이정의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여주여성농민회장, 최현주 가톨릭농민회 수원교구연합회장, 황병덕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경기도연합회장이 참여한다.

6.15경기농민본부는 주요 사업으로 △6.15 공동선언, 4.27 판문점선언 등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대중적 실천 전개 △식량주권 강화와 통일농업 실현사업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사업 결합 △경기도의 각종 평화통일사업 협조 등을 실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시작하는 ‘남북농민 통일쌀 공동경작지 시범사업’이 주목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흥식, 전농)과 경기도(지사 이재명)는 해당 사업의 실현을 위해 올해 초부터 논의해 왔다.

향후 공동경작지에서 생산되는 쌀은 대북지원 등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공동경작지에선 친환경농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렁이로 제초를 실시하고 화학비료와 농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공동경작지 일대에선 두루미가 겨울을 나기에, 두루미 보호를 위해 수확 시에는 볍씨를 남기고 볏짚도 토양으로 환원한다. 또한 완충 습지를 조성해 두루미를 비롯한 야생동물에게도 안정적인 먹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6.15경기농민본부는 다음달 21~2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DMZ 포럼’에서 농업세션을 열고 ‘농업을 통한 남북교류협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앞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남북관계 위기와 해법’이란 주제로 기념강연을 진행했다. 2018년 4월과 9월의 남북정상회담, 같은 해 6월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 약속’에도 불구하고 2021년 현재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악화된 원인으로, 김 이사장은 △미국 정부의 대북 적대시 정책, 한반도 분단유지 정책 고수 △문재인정부의 ‘비핵화· 대북제재·한미동맹’ 프레임 고수 등을 지적했다.

즉 2018년 남북 간, 북미 간 종전과 평화협정 약속을 했음에도, 남측과 미국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북측에만 비핵화를 강요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의 약속에 따라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 송환, 핵실험장 철거 등의 약속 이행에 나섰던 북측으로선 남측과 미국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이제 문재인정부는 ‘비핵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핵화는 ‘목표’가 아닌 평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비핵화 우선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비핵화가 아닌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분단문제 극복을 위해 우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나서야 한다. 평화통일을 위해 모인 경기도 농민들이 그 길에 앞장서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박흥식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전국농민본부 상임대표(전농 의장)는 축사에서 “촛불정부로 들어선 문재인정부가 국민을 믿지 못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는 게 안타깝다. 한 번쯤은 미국에 배짱을 부릴 만도 한데, 미국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모양새가 부끄럽다”며 “농관련 단체가 한마음으로 통일운동에 함께 하는 걸 보니 기쁘다. 통일문제는 정치인이 아닌, 농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6.15경기농민본부 출범 선언문’에서 “경기도는 접경지로서 전국 그 어느 곳보다 분단의 장막이 길게 드리워진 지역이며, 그만큼 전쟁의 위협 또한 가장 심각하게 내재돼 있다”며 “접경지인 경기도의 농민들은 평화가 밥이고, 경제며, 희망이고, 미래다. 오늘 우리 경기도 농민들은 6.15경기농민본부를 결성하고, 이미 환갑을 넘긴 분단을 마감하고 평화의 새시대를 안아오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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