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업 ‘진흥’은 계속된다

인터뷰 l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 입력 2021.04.04 18:00
  • 수정 2021.04.04 19:13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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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 드라이브 스루(차량 판매), 온라인 플랫폼 ‘마켓경기’ 개설, 농촌기본소득 추진…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이 2019년 8월 취임한 이래 경기도 농업 ‘진흥’을 위해 추진한 정책들이다.

강 원장은 전남 영광군에서 마을공동체 ‘여민동락’을 결성해 농촌 공동체 복원에 앞장섰다. 농촌 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강 원장은 농촌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달랐다. 강 원장은 농촌정책에 대해 “기존의 산업적 접근을 넘어선 공동체적 접근이 이뤄져야 농촌 재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을 지난달 31일 수원시 경기도농수산진흥원(진흥원)에서 만났다.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지난해 진흥원의 사업을 평가하자면?

코로나19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에 친환경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 딸기 농가를 방문했을 때 농민이 “저 딸기 다 따서 먹으라”고 하더라. 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리하는 비용이 더 든다고 했다. 딸기 팔 곳이 없으면 딸기 농가들은 파산할 위기였다.

고심 끝에 9.5톤에 달하는 도내 친환경 학교급식 딸기를 다 팔아주자고 제안했다. 공공기관장들에게 전화해 팔아달라고 했다. 나중엔 딸기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성황리에 팔 수 있었다.

학교급식 중단 장기화로 엽채류 농가들의 고통도 커졌다. 이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기획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하니 이 지사가 홍보하겠다고 나섰다. 이 지사의 홍보 2시간 만에 꾸러미도 완판됐다. 연이어 드라이브 스루도 시도했다. 경기도 9개 시·군과 함께 농수축산물 총 322톤을 판매해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속에서도 직원들의 헌신으로, 경기도민들의 연대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올해 친환경농가 판로 확보를 위해 고민 중인 아이디어는?

진흥원은 올해 초 ‘친환경농업부’를 신설했다. 친환경농업부는 광역단위 산지조직화 사업을 통해 학교급식 외 친환경농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노력하는 부서다. 친환경 꾸러미를 정기회원제로 운영할 예정이며,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가정간편식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급변하는 온라인 판매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마켓경기’라는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마켓경기엔 연 매출 5억원 미만의 강소 농식품기업만 참여하게끔 한다.

올해는 온·오프라인 연계, 실시간 동영상을 통한 시청자 대상 판매 등 온라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가정간편식을 비롯한 가공식품 분야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걸로 안다.

지난해 4월 사업진행팀을 구성해 가정간편식 개발을 시작했다. 7월엔 학교급식 관계자들을 모시고 가정간편식 품평회를 진행했고, 급식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품목 중 하나인 감자를 적극 판매하고자 ‘가정간편식 구운감자’를 가공·생산해 지난해 10월 29일 출시했다.

구운감자가 특히 의미 있다. 기존엔 도내 친환경 감자 중 60%만 학교에 공급되고 40%는 헐값에 공매처분됐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품위 기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구운감자를 개발해 경기도 친환경 감자가 제값에 팔릴 수 있는 공간을 늘렸다.

최근 간편식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진흥원은 친환경농산물을 활용한 간편식의 다양화와 공급기반 구축 노력에 앞장서겠다. 신규상품 개발과 도내 수요조사를 통한 시범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 농업 발전을 위한 ‘공동체적 접근’ 방안은?

무엇보다 경기도형 농촌기본소득 실험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농촌기본소득은 농촌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지급된다. 이를 통해 삶터로서의 농촌을 살리고, 농촌으로 청년이 돌아오게 하고, 농촌 공동체를 살리는 게 목적이다.

이와 함께 도시농업 활성화를 통한 도시공동체 발전을 추진하겠다. 우선 ‘사회적 도시농업 모델’을 구축해 고령자 건강형, 장애인 치유형, 청소년 교육형 등의 특성화 프로그램에 따라 많은 도민이 텃밭농사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또한 ‘그냥드림 텃밭’을 조성·운영해 코로나19로 힘든 취약계층 도민들이 참여하게 만들고자 한다.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은 도내 그냥드림 코너와 공유부엌, 텃밭 무인코너 등에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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