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돌 광복절을 맞으며

  • 입력 2008.08.18 10:47
  • 기자명 한도숙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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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도숙 전농 의장
“철원에 와서야 꿈 아닌 ‘경성일보’를 보았고, 찾을 만한 사람들을 만나 굳은 악수와 소리나는 울음을 울었다. 하늘은 맑아 박꽃 같은 구름송이, 땅에는 무럭무럭 자라는 곡식들, 우거진 녹음들, 어느 것이고 우러러 절하고 소리 지르고 날뛰고 싶었다.”

카프계열의 소설가 이태준의 소설 해방전후 내용의 일부분이다. 꿈에서도 목 메이게 그리워했던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우리민족에게 해원이었다. 소리 지르고 날뛰고 싶은 기쁨이었고 흥분이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진정한 해방을 맞지 못했다. 총독부(지금은 헐리고 없는 옛 중앙청)에 걸린 일장기는 미군에 의해 내려지고 대신 그 자리엔 성조기가 내 걸렸다. 우리가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게 된 것은 서구 열강들의 탐욕으로 비롯된다.

‘가쓰라 태프트조약’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미국이 필리핀을 나누어 집어삼키는데 합의한 조약이다. 이처럼 몇 안되는 서구 열강들과 아시아에서 일본은 제국주의로 식민지를 약탈하며 또한 시장으로 삼았던 것이다.
서구 열강의 자본주의 발전은 식민지 약탈과 식민지 시장 확보로 이어갈 수 있었다. 1970년 중반이후 세계 192개 나라가 독립국가로 인정되고 있다.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들이 거의 대다수 170여 국가를 이루고 있다.

그럼 이들 나라들은 완전한 독립국가들인가. 그렇지 않다. 이들 나라들은 이전에 지배를 하던 나라들로부터 또 다른 형태의 교묘한 수단을 통하여 지배당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신식민지라고 부르고 있다. 태극기가 해방을 맞아 물결로 넘쳤지만 정작 정부를 세우지 못한 우리는 새로운 식민지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해방 63년 성조기가 휘날리던 곳에 태극기가 휘날리기는 하지만 미국은 이 땅을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이남 땅 곳곳에 미군기지를 무료로 영구히 빌려주고 있으며 아직도 새로운 기지 건설을 위하여 농민들을 내 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자유주의 시장 확대를 위하여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국민에게 들이밀고 농민은 농민대로 공황상태로 몰려고 가지 않는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농민들은 분연히 일어섰다. 만주로 간 광복군이 누구인가. 나라 잃은 서러움에 분연히 의병이 되고 또 광복군이 되어 조국해방을 위해 초개같은 목숨을 던졌던 것이 우리 농민들이다.

지금 새로운 식민주의 시장을 확대하고자 탐욕의 이빨을 드러내는 신자유주의에 분연히 일어나 함께 싸워야 한다. 역사는 그것이 옳다고 기꺼이 말하기 때문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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