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월동배추 동해 심각, 소득 보전 차원으로 살펴야

영하권 강추위에 눈·비 지속 … 피해율 70% 이상 전망하기도

  • 입력 2021.01.31 21:30
  • 수정 2021.01.31 21:32
  • 기자명 장수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이 지난달 25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의 한 배추밭에서 지속된 한파로 언피해를 입은 월동배추를 반으로 갈라 피해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이 지난달 25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의 한 배추밭에서 지속된 한파로 언피해를 입은 월동배추를 반으로 갈라 피해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밑이 돌아버렸다. 배추 밑동이 물러버린 거다. 이런 건 공장에서 가공용으로도 안 받고 저장도 할 수 없어 수확 자체를 포기해야 된다.”

기록적인 한파로 농작물 언피해(동해)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남 해남·진도군에서 주로 재배하는 월동배추 피해가 뒤늦게 확인되고 있는 만큼 농민들은 조사 기간 연장과 함께 ‘소득 보전’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단 입장이다.

월동배추를 재배 중인 차남준 진도군농민회 고군면지회장은 “언론에서 몇십 년 만의 한파라는 보도가 계속됐듯이 진도군에서도 영하 10도 넘는 저온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 뿌리까지 다 얼어버려 배추 안쪽이 무름병 마냥 썩어들고 있다”며 “영하권 기온에 눈이 쌓이고 비까지 내리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배추의 경우 피해가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군청에 피해 조사기간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 지회장은 “쪼개서 가공하기엔 중심부가 물러 잎이 쏟아져 내리고 만다. 공장에서도 받아주질 않는다”라며 “생산비는 들어갈 만큼 전부 다 들어갔고 피해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피해 복구지원이 아니라 농가 소득 보전 차원에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은 월동배추 주산지 중 한 곳인 해남군 산이면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상태가 나은 것을 골라 알배추 형태로 출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수확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은 “지난해 9월 비가 많이 와서 배추 정식이 늦게 들어간 측면도 있지만 한파에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단수가 엄청 낮아졌다. 창고에 저장할 물량마저 없다. 4~5월엔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재해 복구지원의 경우 100평당 2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그걸론 생산비를 건지기도 어렵고 폐기와 밭 정리에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전부 농가 빚이 된다”며 “배추의 경우 코로나19로 식당 등의 소비가 급감해 수급과 가격 안정에 큰 혼란을 겪었고 특히 농민들의 피해가 엄청났다. 계약 물량 이외의 것도 가격안정제 폐기 지원단가를 적용해 생산비라도 보전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남 월동배추와 제주 월동무 등 시설작물과 달리 피해가 늦게 나타나는 작물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조사 기간을 기존 지난달 27일에서 오는 5일까지로 이미 연장했다. 지방자치단체 정밀조사를 거쳐 10일경엔 피해 집계가 완료될 전망이며, 농식품부는 이를 바탕으로 가능한 빨리 피해 지원 예산을 집행하겠단 입장이다. 신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10일 한파로 인한 피해는 시설작물 345ha, 월동무·배추 7,291ha 정도다. 정밀조사를 거칠 경우 피해 규모는 적거나 많아질 수 있다.

이에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담당자는 “피해가 늦게까지 나타나는 작물 특성 상 정밀조사가 완료된 이후에야 수급 관련 문제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달 8~10일 한파 직후와 비교해 최근 큰 피해가 나타난 것에 대해선 파악을 했으나, 한파 이후 강우와 오늘(1월 28일)부터 예상되는 한파 등의 영향까지 모두 살펴 현지 작황과 상태를 파악한 뒤 수급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