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동참하는 ‘새로운 농활’ 꿈꾼다

  • 입력 2020.10.18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슬로푸드문화원 주최 ‘수확하루’ 행사 참가자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구본일 씨 콩 재배농장에서 장마기간 동안 자라난 잡초들을 뽑고 있다.
슬로푸드문화원 주최 ‘수확하루’ 행사 참가자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구본일 씨 콩 재배농장에서 장마기간 동안 자라난 잡초들을 뽑고 있다.
슬로푸드문화원 주최 ‘수확하루’ 행사 참가자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구본일 씨 콩 재배농장에서 장마기간 동안 자라난 잡초들을 뽑고 있다.
슬로푸드문화원 주최 ‘수확하루’ 행사 참가자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구본일 씨 콩 재배농장에서 장마기간 동안 자라난 잡초들을 뽑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구본일 씨의 콩 재배농장. 코로나19 때문에 예년보다 일손을 구하기 어렵던 상황에서, 구씨의 농장은 이날따라 모처럼 사람들로 분주했다. 서울·부천·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온 10여명의 시민들은 콩밭에서 장마기간 동안 자라난 잡초들을 낫질로 열심히 베어냈다.

이날 일정은 슬로푸드문화원(원장 김원일)이 기획한 ‘수확하루’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수확하루’ 프로그램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정한 세계 식량의 날(10월 16일)을 맞아 농가 일손을 돕고 생산 과정을 체험하며, 농촌의 가치를 일깨우는 수확체험 프로그램으로서 기획됐다.

도시에서 온 참가자들은 오전 시간 내내 쉬지 않고 낫으로 콩밭의 잡초를 제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5시간 동안 작업해 콩밭 한 곳의 잡초를 완전히 베어냈다. 이후엔 구본일 씨 부부가 시연한 파주 장단콩 두부 생산과정을 참관하고, 두부와 다양한 간장을 시식했다.

구씨 부부는 5년 전 파주 감악산 기슭에 귀농해 콩 농사를 짓고 전통 간장 연구에도 몰두했다. 특히 전통 장의 일종인 ‘태각장(太殼醬)’ 복원을 위해 고문헌을 뒤지는 등 주경야독의 삶을 살았다. 구씨 부부는 ‘구본일발효’란 이름의 브랜드를 만들어 전통 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민들은 “일손을 도운 것도 보람되지만, 무엇보다 이 기회가 아니었으면 전통 장 복원을 위해 부부가 기울인 노력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구씨 부부의 노고에 찬사를 보냈다. 서울에서 온 한 참가자는 “시민들 중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돼 보람을 느끼는 시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확하루’ 프로그램은 구씨 농가 뿐 아니라 12일 강원도 홍천의 포도주 공방 ‘샤또나드리’, 15일 충남 공주 버들방앗간, 논산 더불어농원에서도 진행됐다. 샤또나드리에선 레드와인 생산과정 참관 및 와인 시음 체험을 진행했고, 버들방앗간·더불어농원에선 토종벼의 일종인 버들벼 수확을 도왔다.

김원일 슬로푸드문화원장은 “코로나19로 농촌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즐겁게, 보람차게 동참할 수 있는 새로운 농활로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이번 시범 프로그램 운영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려는 계획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