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비축사업, 유통문제, 수입·수출실적 지적 … ‘국감의 정석’ aT 국감

[2020국정감사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어촌공사 ‘옵티머스’ 이슈 뒤편으로 정상적인 감사 진행
질책 수준은 가벼워 … 의원-단체장 문제의식 공유키도

  • 입력 2020.10.18 18:00
  • 수정 2020.10.18 20:2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2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국농어촌공사와 aT 임원들이 국감 시작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제공
지난 12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국농어촌공사와 aT 임원들이 국감 시작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제공

동반 수감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국감이 정치적 이슈인 ‘옵티머스’ 투자 건에 집중된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aT) 국감은 순수한 업무 점검 양상으로 진행됐다. 그 내용이 너무나 정석적인 데다 aT 자체가 농식품부 사업을 단순 수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여느 국감처럼 언성이 높아지는 일은 없었으며 기관장에 대한 가벼운 질책과 당부가 주를 이뤘다.


aT 국감 최대 화두, 비축사업

최근 aT가 보관상태가 매우 불량한 ‘썩은 배추’를 도매시장과 김치업체 등에 방출한 일이 다수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의원들의 질책이 꼬리를 물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보관한계일이 98일인 배추를 188일까지 보관했다. 안 썩는 게 이상하다. 3~7차 비축서 전부 보관한계일을 넘겨 방출했다”며 “aT가 비축관리를 제대로 안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비축농산물 품질관리 강화를 주문했으며 아날로그·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비축배추 직배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도 등장했다. 이병호 사장은 유감을 표하며 “비축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영진·이원택(더불어민주당), 홍문표·김선교(국민의힘) 의원은 최근의 배춧값 고공행진과 관련, 관측대비 비축물량을 너무 적게 잡아 수급관리에 실패한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가 “aT 비축 외 채소가격안정제 등 다른 수급조절 물량이 더 있다”는 aT의 답변에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비축물량 문제와 관련해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이목을 끌었다. 주 의원은 “곡물자급률이 100%인 중국도 생산량의 35%를 상시비축한다는데, 우린 자급률이 21%밖에 안되는데도 콩·밀 등 비축량이 3개월이면 소진되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베트남·러시아 등이 곡물 수출을 중단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대책을 주문했다.

이병호 사장은 “코로나19 이후의 물류긴장에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식량관리 비상TF를 운영 중이다. 기본적으로 자급률을 높여 가는 계획을 세워야 하고, 자급이 어려운 곡물은 조달처를 다변화하려 준비 중이다. 이전과는 다른 비축정책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지난 12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농어촌공사·aT 국정감사 현장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지난 12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농어촌공사·aT 국정감사 현장 모습. 국회사무처 제공


시대는 바뀌는데 유통은 제자리

유통문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비자가격을 100이라 보면 현재 농가수취가가 53.3%, 유통마진이 46.7%다. 최근 5년간 유통개선사업에 총 1조원가량을 사용했는데도 이 수치가 그대로다”라고 개탄했다. 또 도매시장의 낮은 농가수취율을 제시하며 대안의 하나로 시장도매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같은당 최인호 의원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농식품 온라인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3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2017년 동기 대비해선 136.7% 늘었고 모바일은 178.2%나 늘었는데 aT의 온라인유통 지원실적은 이에 못 따라가고 있다”며 적극적인 온라인유통 지원을 촉구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로컬푸드직매장의 고질적 병폐인 관외 농산물 판매 문제를 짚었다. 이병호 사장은 “지역 농산물 판매비중을 높이려면 농가조직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미흡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고 있다. 규정상 로컬푸드의 범위가 기초지자체 단위로 돼 있는데 이걸 광역 단위로 넓혀야 하지 않을까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김선교 의원 역시 “인근 시군까지 권역을 넓혀 다양하게 판매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로컬푸드 범위 확대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 밖에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aT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 불공정행위 업체에 대한 제재 강화를 주문했으며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한 친환경농산물 피해에 장기적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수입·수출 관리 제대로 하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30만톤을 돌파한 김치 수입량을 거론했다. 위 의원은 이병호 사장을 향해 “양념채소 폭락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김치 수입에 원인이 있죠?”라고 물어 “그렇다”는 답변을 얻어냈으며 수입김치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를 당부했다.

같은당 서삼석 의원도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했던 냉동고추 수입 무방비 상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수출에 대해서도, 매년 반복 지적됨에도 가공식품 중심 수출 행태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윤재갑 의원은 “aT의 해외 안테나숍(해외 현지시장 개척을 위한 팝업 매장)에 신선농산물이 아닌 가공식품 위주로 진열돼 있다. 22개 안테나숍 중 신선농산물을 파는 곳이 6개 밖에 없고 심지어 일본 맥주도 팔고 있다. 국영 안테나숍인지 개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인지 모르겠다”고 꾸짖었다.

이병호 사장은 “신규시장 개척 초기엔 인지도가 높은 상품(가공식품)과 전략육성 상품(신선농산물)을 같이 하는 게 효과적이다 보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 (일본 맥주 같은 경우) 매장 전체를 운영하는 게 아닌 숍 인 숍 형태라 혼동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