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僕(공복)의 처세

  • 입력 2008.07.26 11:36
  • 기자명 한도숙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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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도숙 전농 의장
예나 제나 농업이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일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천박한 자본의 논리로 농업을 바라보는 현 정부의 정책을 어느 하나 비판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대변한 정운천 장관에게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식품의 안전을 그 첫 번의 임무로 해야 한다”고 필자는 말한 바있다. 그러나 정운천 장관은 취임 첫 단추부터 잘못채운 표본적 인물이 되어 버렸다.

전국 100개의 농기업과 자본금 10억 이상의 영농회사 천 개를 세우겠다고 공약하며 정권의 나팔수를 자임했다. 그리하여 검역주권을 포기하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으며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국민들을 속였다. 국민을 국정불신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되고 만 것이다.

한술 더 떠서 농민단체를 이간질하고 마치 농민들은 광우병반대 촛불과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는 것처럼 만들기도 했다. 농민들의 정서는 눈꼽만큼도 반영되지 않은 지난 5개월이었다.

국민들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주지하기위해 프로를 제작한 MBC PD수첩을 끝까지 처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검역주권을 지켜내지 못한 것을 방송 탓으로 돌리려하는 행위는 국가의 녹을 먹는 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농림부 예산은 농업과 농촌·농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전경들을 영농현장 힘든 곳으로 안내해서 힘들어하는 농민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촛불진압에 투여했던 경력들을 위해 2억여원어치의 전복과 닭을 선물로 주었다는 것은 지나친 행위이다. 철저히 자신을 장관으로 임명해준 임명권자만 보고 국민과 농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국록을 먹는 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가는 이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배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백성에게 오해받을 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승 황희는 영의정을 지냈어도 집안에 비가 샐 정도였다고 한다. 백성들이 배를 두드리지 못하는데 어찌 백성을 외면하고 혼자서 배를 두들길 수 있겠는가 라는 공복의 처세의 철학이 담겨있는 것이다. 무릇 백성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백성의 원성소리가 높으면 국록을 먹는 자는 두 다리를 뻗고 잠들지 못하는 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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