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돈농민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전개했다. 이번 1인시위는 같은날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직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규제로 고통받는 상황을 호소하고자 진행됐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26일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사이에서 ASF 피해농가에 대한 조속한 재입식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벌였다. 이날 동시다발 1인시위엔 경기강원 북부의 ASF 피해 한돈농민 20여명이 모여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선전활동을 했다.
이번 1인시위는 같은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정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호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한 한돈농민들은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인근 10개 장소에서 50m 이상 간격으로 떨어져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1인 시위를 했다. 당초 한돈협회는 집회 등의 방식도 검토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감안해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선택했다.
이날 1인시위에 나선 오명준 한돈협회 연천지부 사무국장은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 방역으로 8개월 동안 문 닫고 대신 생계안정자금 월 7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해보라. 마냥 재입식만 기다리는 데 지쳐간다”라며 “연말까지 돼지를 재입식하지 못하면 연천지역 한돈농장 중 40%는 부도가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정부가 살처분 농가들에겐 생계안정자금을 지원하지만 수매한 농가들은 그나마도 못 받는 사각지대에 있다”라며 “사각지대에 있는 농가를 구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도 없고 예산도 없다고 한다”고 탄식했다.
윤재호 김포군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장은 “야생멧돼지 때문에 재입식을 못한다는데 김포지역은 야생멧돼지 출현률이 0%인데도 돼지사육을 못하고 있다”라며 “잘못된 정책의 책임을 (한돈농민들에게)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비대위원장은 “방역을 핑계 댄 정부의 횡보에 다들 죽을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에도 우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강원 북부지역 한돈농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이동제한 해제 행정소송과 방역규제로 입은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지역 한돈농민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사육제한명령이 아닌 이동중지제한명령을 내린 건 농가보상을 피하려한 꼼수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