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농, 토종씨앗 농사 기지개

거창여농, 토종벼 손모내기
진천여농도 토종경작 시작

  • 입력 2020.05.24 18:00
  • 기자명 김윤미·안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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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윤미·안기원 기자]

거창군여성농민회원과 가족들이 통일기원 토종벼 손모심기를 하고 있다.
거창군여성농민회원과 가족들이 통일기원 토종벼 손모심기를 하고 있다.

경남 거창군여성농민회(회장 박정숙)는 지난 17일 ‘통일기원 토종벼 손모내기’를 진행했다. 지난 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충북 진천군, 충남 부여시, 경남 거창군, 강원 홍천군 등의 여성농민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토종종자 채종포 공동작업의 하나다.

오전 10시경 30여명의 참가자들은 모심기에 앞서 씨앗이 농부의 권리임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통일을 기원하고자 시농제를 지냈다. 가족 소풍처럼 대부분 자녀들과 함께 참가해 모심는 내내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거창여농 토종씨앗지키기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신은정 단장은 “우리나라에 1,450여종의 토종벼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 사라져버렸다”며 “주식인 쌀부터 토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창여농은 지난해 제1회 토종축제를 시작했다. 공동작업으로 수확하게 되는 토종쌀은 토종축제에서 밥상나눔 및 판매를 통해 소비자의 손에까지 가게 할 계획이다.

진천군여성농민회 ‘통일바람 토종경작사업’에서 토종종자 모종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진천군여성농민회 ‘통일바람 토종경작사업’에서 토종종자 모종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여성농민회(회장 유주영)는 앞선 지난 9일 덕산면 구말문화회관에서 ‘통일바람 토종경작사업’ 행사를 개최했다. 회원 및 내외빈 50여명이 참가, ‘종자주권, 그리고 토종이야기!’ 강연을 진행하고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꾸러미와 붕어초(고추)·토종가지·사과참외·청주오이·흑수박·흑찰옥수수 등 토종종자 모종을 나눠주기도 했다.

진천여농은 지난 2018년부터 토종종자 나눔 행사를 본격 시작했다. 진천군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유주영 회장은 “이번 행사는 농민의 씨앗에 대한 권리를 생각하며 준비했다. 또 남과 북이 함께할 수 있는 통일농업 사업은 무엇일까, 여성농민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이 강사로 나선 강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여성농민들이 씨앗을 지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고령의 농민 참가자들은 과거에 직접 길러 먹었던 토종상추와 콩 이름들을 들으며 마음에 와 닿는다는 반응이었다.

유 회장은 “농민들이 토종상추와 콩을 키워 먹던 것이 불과 몇십년 전인데 젊은 농사꾼들에게는 까마득히 먼 이야기처럼 돼버렸다. 씨앗을 지키는 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될까. 씨앗을 이어가고 씨앗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게 바로 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천여농은 통일 및 토종종자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6월 초 ‘통일바람 토종벼 모내기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식량주권은 종자주권에서 온다’는 신념으로 10년 이상 벌여온 토종씨앗지키기 운동은 시·군 여성농민회가 있는 지역마다 각각 실정에 맞게 실천하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원들은 토종농사는 물론 토종씨앗 관련 세미나와 교육, 실태조사, 지역축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토종씨앗 확산과 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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