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벌마늘 피해 심각

농민들, 2차 성장 피해 원인으로 지난 1~2월 ‘이상고온’ 지목
자연재해 인정 및 산지폐기·특별지원방안 등 대책 마련 촉구

  • 입력 2020.05.17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남에서 발생한 벌마늘 피해.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해남군지회 제공
전남에서 발생한 벌마늘 피해.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해남군지회 제공

해남·고흥·강진·신안 등 전남 마늘 주산지 농민들이 이상기후로 발생한 2차 성장(벌마늘) 피해를 호소하며, 자연재해 인정 및 산지폐기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벌마늘은 마늘잎이 계속 자라거나 마늘쪽이 다시 나뉘어 벌어지는 등의 생리 이상이 발생한 마늘로, 수확해도 먹을 수가 없다.

지난 14일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해남군지회와 고흥군지회, 강진군지회, 신안군지회를 비롯해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발표한 긴급 성명에 따르면 전남 마늘 농민 대부분은 가격 폭락과 함께 이상기후로 인한 벌마늘 피해로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마늘 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벌마늘이라고 불리는 2차 성장 피해는 지난 1~2월 겨울철 높은 기온으로 발생했으며, 피해는 남도종 마늘과 대서종 마늘에서 심각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농민들은 “지난 1월 해남 지역 평균 기온은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은 0.5℃였다. 가장 추워야 할 겨울철 날씨가 최소 3℃ 이상 높았다는 의미다”라며 “이번 벌마늘 피해는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상 고온현상으로 발생한 벌마늘은 상품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공판장 출하 자체가 불가하다. 최근의 가격폭락까지 겹쳐 마늘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할 상황에 처했다”며 “전라남도와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는 벌마늘 피해를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상황을 긴급 조사해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 지원과 산지폐기 등의 대책을 수립·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농민들의 자체 조사 결과 전남지역 벌마늘 피해 현황은 △고흥(남도종 69%, 대서종 20%) △해남(남도종 30%) △신안(남도종 30%) △강진(남도종 49%, 대서종 20%) 등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경남과 제주 등의 마늘 주산지에서도 벌마늘 피해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현장 점검 및 조사가 실시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