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생산자협의회 확대 환영한다

  • 입력 2020.05.1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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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 농산물 도매시장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에 출하농민으로 구성된 생산자단체가 없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적어도 지난해까지는 사실이다. 사설시장도 아니고 공설시장에 30여 년간 생산농민들이 시장에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해 겨우 농산물 품목별 생산자협의회를 결성해 가락시장 운영에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당연하고 또 환영하는 바이다.

올해 농산물 품목별 생산자협의회 결성 1년을 맞으면서 협의회 위원수를 14명에서 23명으로 대폭 늘렸다고 한다. 배추·무·양파·마늘·대파·사과·토마토·오이·감자 등 가락시장에 직접 농산물을 출하하는 전국 각지 생산자 대표들의 참여의 폭이 더 넓어졌다. 비로소 더 많은 생산 농민의 목소리가 가락시장에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농산물 도매시장은 생산자·유통인 그리고 소비자의 이익이 충돌되는 곳이다. 그래서 관리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들의 이익의 균형과 시장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임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매시장 운영에서 과연 생산농민들 이해가 잘 반영됐다고 할 농민은 없다.

물론 도매시장에서 농민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통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종합단체라고 하는 농민단체 대표가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 참여해 생산농민들의 이해를 대변해 왔다. 그러나 특정 농민단체가 품목별 출하농민들의 다양한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실 지금까지 농민단체들이 출하농민을 대변하기 보다는 가락시장 내 주도권 싸움에 휘말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 출하 농민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진작 출하농민들이 가락시장 운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어야 했다.

시장은 구체적 이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곳이다. 시장 내 각 유통주체들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려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출하자들은 개별화 돼 있어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경매가 때문에 유통인들과 맞서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농민단체가 그 역할을 해야 했으나 충분할 리 없다. 출하농민들이 시장에 개입할 통로가 없으니 단절은 더 공고해졌다.

이제라도 생산자협의회가 만들어지고 공사와 공식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니 환영할 일이다. 생산자협의회는 가락시장의 주도권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철저히 생산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 아울러 도매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생산자협의회를 생산자 대표로 인정하고 이들의 의견을 시장운영에 적극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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