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지역경제 구원투수로

경기도, 코로나19 확산기 대비 매출 18% 증가
해남군, 가맹점 응답자 70% “매출 향상”

  • 입력 2020.05.17 18:00
  • 수정 2020.05.17 20:36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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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지역화폐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렸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궁금증을 자아내는 건 지역화폐의 실질적 효과다.

지난 4월 재난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의 경우 도내 자영업 점포의 월매출이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3월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8일 경기 지역화폐 가맹점 1,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효과 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경기도 자영업자의 추정 월평균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2,178만원에서 2~3월 코로나19 확산기에 1,446만원으로 33% 감소했으나,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1,710만원으로 18% 증가했다. 자영업자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79%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또한 조사 결과 월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56%로 절반을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식품·음료부문(77%)과 상권유형별로는 전통시장 상권부문(67%)에서 ‘증가했다’는 응답이 높았다. 조사 결과에 대해 곽윤석 경기도 홍보기획관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역경제를 회복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시보다 경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농촌의 경우도 지역화폐 도입 이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전남 해남군은 지난해 4월 한해 150억원 판매를 목표로 지역화폐 발행에 나섰다. 연말까지 목표량을 채우고 올해는 1분기 만에 194억원을 판매했다. 해남군은 “해남사랑상품권이 발행 1년 만에 530여억원을 판매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해남군은 특히 지난해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한 사례라 눈길을 끈다. 해남군은 지역화폐 발행과 맞물려 농민수당에 77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민 1인당 총 60만원씩 해남사랑상품권을 지급했다. 지급받은 농민은 해남군 전체 인구 7만여명 중 18.5% 가량인 1만2,857명이다. 이들이 지역화폐를 직접 사용하며 그 장점을 몸소 체험한 것이 지역화폐 활성화를 견인한 셈이다.

물론 해남군이 지역화폐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가맹점을 최대한 확보한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4월 발행 당시 가맹점은 1,660개소로 타 지역보다 월등히 많았고, 현재는 3,100개소를 넘겼다. 지역화폐 회전율이 높다보니 현재도 하루에 50개소씩 가맹점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는 게 해남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며 농민수당 등 정책발행을 제외한 일반발행 구매자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구매자는 2,000~3,000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1만명을 넘긴 것이다.

해남군이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효과 조사를 한 결과 가맹점 응답자 70%가 지역화폐로 매출이 향상됐다고 답변했다. ‘월 10만원 이상 증가’는 38.6%. ‘월 30만원 이상 증가’ 26.6%. ‘월 50만원 이상 증가’ 12.8%, ‘월 100만원 이상 증가’ 6.4% 등이다.

이형량 해남군 경제산업과 소상공인팀장은 “이전까진 현금이 현장에서 주요하게 쓰였지만 오히려 지금은 현금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역화폐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며 “지역화폐가 고스란히 지역 내에서 소비된다고 봤을 때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해남군의 사례는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어 구체적 성과를 드러내며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현관 해남군수가 관내 한 전통시장에서 지역화폐로 장을 보고 있다. 해남군 제공
명현관 해남군수가 관내 한 전통시장에서 지역화폐로 장을 보고 있다. 해남군 제공
해남군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급했다. 명현관 해남군수(왼쪽 네 번째)와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이를 기념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해남군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을 지급했다. 명현관 해남군수(왼쪽 네 번째)와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이를 기념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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