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늘, 농민 스스로 지켜낸다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 6일 창립총회
“마늘산업 방관하면 제주농업 다 망한다”

  • 입력 2020.05.07 18:52
  • 수정 2020.05.10 19:5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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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가 지난 6일 창립총회를 열고 제주마늘·제주농업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 제공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가 지난 6일 창립총회를 열고 제주마늘·제주농업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 제공

난관을 스스로 타개하고자 제주지역 마늘농가들이 어깨를 맞댔다. 제주마늘 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안덕면 농민들은 지난 6일 사단법인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 창립총회를 열고 제주마늘과 제주농업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세웠다.

개방농정의 파고 속에 마늘산업은 해가 갈수록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제주마늘의 경우엔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한데, 정부 수급정책이 제주보다 수확이 늦고 생산비가 낮은 육지마늘을 중심으로 마련돼 정책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주마늘은 육지마늘보다 한 발 앞서 수확돼 5~6월 국내 단경기를 메우는 마늘산업의 선봉부대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제주농업 내에서의 역할에 있다. 마늘은 재배 가능 작목이 한정된 제주농업에서 작목분산의 굵직한 한 축을 담당하는 작목이다. 제주마늘이 무너진다면 무·당근·양배추 등 우리나라 겨울철 식량을 책임지는 제주농업 전체가 연쇄 붕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늘농가들이 제주마늘 수호와 제주농업 수호를 동시에 기치로 내건 이유다.

지난 6일 대정읍다목적회관에서 열린 창립총회 및 기념식에서 농민들은 “마늘산업을 이대로 방치하고 방관만 한다면 제주농업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제주농업 작목균형을 위해 마늘을 수호할 것 △제주마늘 생산비인 kg당 3,200원 보장을 위해 노력할 것 △제주도 농업예산 2배 확대를 촉구할 것 △정부수매 및 농협 계약재배 확대를 쟁취할 것을 결의했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태환 회장은 “최근 정부의 2차 마늘 수급대책이 나왔지만 물량도 적고 제주지역 생산비와 (수매단가가) 800원이나 차이나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수매량·단가 확대와 도의 직접지원을 요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마늘농가를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마늘생산자협의회는 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의 제주도지부 지위를 갖는 조직이기도 하다. 박태환 회장 외 이승남·오창용씨가 부회장을, 허종훈씨가 사무처장을 맡았다. 현재 회원 수는 500명이며 이번 창립총회를 계기로 연내 1,00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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