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강소 통치가 가능했던 이유를 생각한다”

[인터뷰] 이대종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

  • 입력 2020.05.03 18:00
  • 수정 2020.05.03 19:15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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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은 올해부터 농민회 광역조직을 이끄는 신임 의장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결국 '농민 국회의원’을 만들지 못하고 선거가 끝났다.

조직적으로 선거를 돌파하자는 게 전농의 결의였는데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농민 개인으로서 내 주변을 챙겨야 했던 부분에서도 미련이 남는다. 그러나 중요한 진전도 있었다. 이전 선거에 비해 조직적 결속이 훨씬 강해졌다는 사실 역시 놓쳐선 안 된다. 김영호 전 의장을 조직 후보로 세우는데 토론이나 이의 자체가 없었고, 그만큼 농민들의 마음이 모아졌다고 할 수 있겠다.

지역의 조직력을 확인하는 시간도 됐을 텐데, 전북의 상황은 어떤가.

전북은 전국에서 면지회 조직 비중이 가장 높다. 그만큼 대중조직으로서의 기반이 튼튼한 편이지만, 이 구조가 부실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번 선거로 그것이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모든 면지회의 월례 회의만큼은 모두 성사시키자고 결의했는데, 시군까지는 지켜졌지만 결국 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활성화를 다시금 고민하고 있다.

전북도가 농민수당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의 상처가 컸다.

본래 우리가 주민발의로 의회에 보낸 조례안은 심의조차 되지 못했다. (상정이라도 된) 전남하고는 경우가 다르다. 의회 회기도 끝났고, 선거와 코로나 여파 때문에 지금은 사실상 관심사에서 멀어진 상태다, 불씨를 다시 살려내 싸움을 걸고 진전된 안을 만들 것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모든 농민에게, 공익적 가치에 걸맞는 수준으로 의미 있는 액수의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회장을 맡았던 고창군농민회가 전북에서는 유일하게 농민수당을 실현시켰고, 이 사례가 의장직을 맡은 바탕이 됐던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전북 농민수당을 진일보시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

최근 농민수당 도입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 때문에 협치를 한다고 하는 삼락농정위원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농민들의 역량이다. 지역의 역사적 선례, 동학농민군의 ‘집강소 통치’만 보더라도, 그것이 가능했던 큰 이유는 농민들이 무장을 내려놓지 않았기 때문, 즉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주체적 역량 없는 협치란 결국 빛 좋은 개살구이며, 그 속 농민의 운명이란 건 개밥의 도토리 정도가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사업과 운동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높이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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