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기술·가축질병 DB·유관기관 네트워크 연계가 관건”

축산 공공기관장 인터뷰 ② 정석찬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
축산업에 기여하는 현장중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고자 노력
방역 성공하려면 주인의식 가진 축산농가의 적극 협조 필요

  • 입력 2020.05.03 18:00
  • 수정 2020.05.14 14:27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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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우리나라 축산은 양적 성장에서 이제 질적 전환을 이뤄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축산농민들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전환기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축산분야 공공기관들의 역할이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축산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규제기관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들 공공기관이 나서 축산의 공익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이를 전파하는데 앞장선다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이란 미래를 보다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본부장으로서 청사진이 있다면?

지난해 가축위생방역본부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 선정한 경영전략체계를 전 임직원이 공유했다. 위생방역본부는 가축방역과 축산물위생을 철저히 해 축산업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며 이를 빈틈없이 추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역대 최단기간에 종식할 수 있었고 고병원성 AI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에 일조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했는데 위생방역본부는 멧돼지로부터 ASF가 농장에 전파되는 걸 방지하고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모든 방역역량을 집중하겠다.

궁극적인 비전인 ‘건강한 축산업, 안전한 축산물을 실현하는 현장중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려면 현장 전문가가 돼야 한다. 최일선 현장에서 집적한 노하우와 4차산업 기술을 연계하고자 드론과 열화상카메라를 도입해 예찰에 활용하려 한다.

더불어 조직문화 혁신과 소통을 통해 임직원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기간에 되진 않겠지만 즐거운 직장문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평생직장이자 즐거운 직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농장정보 현행화 사업 왜 필요한가?

질병은 언제든지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각종 질병에 관한 데이터베이스(DB)와 유관기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전 대비를 해야 한다. 미래 가축방역에서 중요한 요소는 4차산업 기술과 가축방역 관련 DB, 그리고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진단키트를 미리 준비해 두고 유관기관 간 네트워크를 통해 접촉자 정보를 신속히 확보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축방역은 사전 예방활동과 더불어 신속한 차단방역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정확한 축산농장 데이터베이스 확보는 필수다. 방역본부는 17개 축종, 29만여호에 달하는 축산농장을 방역사들이 매년 2회 이상 현장을 방문하고 예찰직들은 매달 유선으로 농정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가축질병 예방활동과 더불어 질병 발생시 농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지방자치단체 등 방역 유관기관의 신속한 차단방역에 활용되고 있다. 현행화를 통해 수집한 통계정보는 정부에서 방역정책을 수립할 때 기초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GPS좌표, 위성사진 등은 첨단 IT기술과 접목해 자동방역대 설정 등 가축방역업무 과학화에 적용되고 있다.

일선현장 직원들의 고충이 상당한데?

현장의 직원들은 지금도 열악한 환경과 예기치 못한 사고의 위험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장직원들의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향상하고자 방역직복수조 운영, 안전전담부서 신설, 정신건강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업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해 근무환경은 열악한데 급여수준이 낮은 점은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부장으로서 1,255명의 조직구성원 모두가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함께 동반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축산농가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현재 가축방역 최대 현안은 ASF다. 지난해 10월 이후 농장에서의 발생은 없지만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생방역본부를 비롯한 방역기관이 긴밀히 협력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방역을 보면 사전 예찰과 신속한 방역조치 그리고 국민들의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가축방역 역시 마찬가지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한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성공적인 방역이 없으면 축산의 미래도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농장 지키기에 나섰으면 좋겠다. 위생방역본부도 수시로 축산농가와 생산자단체, 지방자치단체, 축산계열업체와 소통하며 방역에 관한 협조를 구하겠다.

방역과 함께 검역도 외국에서의 가축질병 유입방지와 수입축산물의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강화돼야 한다. 검사뿐 아니라 국가간 네트워크 및 정보공유를 통한 신속한 사전예방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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