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타 … 농산물 값은 아직 안정세, 문제는 농업노동력 부족

농경연, EU·미국 코로나 농업분야 대응 동향 분석

  • 입력 2020.05.03 18:00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됐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모범국으로 주목받을 만큼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세계 곳곳은 여전히 사망자 속출, 생필품이나 먹거리 사재기 등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이 지난달 19일 발간한 e-세계농업 정보 중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농업분야 코로나 확산대응 동향’을 정리한다.

EU, 농업노동력·농식품 영역 지원 나서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 당국 요청으로 직접지불금과 일부 농촌개발프로그램 상의 지원금 신청 기한을 한 달(기존 5.15일에서 6.15일로) 연장하도록 허가했다. 실제 연장 여부는 회원국 자율에 맡긴다.

독일 농림부는 입국제한 조치에 따른 농업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독일에는 농업부분에 매년 28만6,000여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최근 입국제한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이에 독일 농림부는 외국인 근로자가 코로나19 비감염자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과 외국인 노동자 체류 허용기간을 일시적으로 70일까지 늘리는 방안을 모두 고려 중이다. 또 다른 산업 종사자가 일시적으로 농업에 종사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에 있다.

영국 환경식품농촌부는 슈퍼마켓과 기타 소매상들이 야간에도 상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위생제품과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농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어 농식품 수출 감소를 우려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가적 홍보를 확대하고 이탈리아산 농식품 수출에 대한 무역장벽·규제·차별이 있을 경우 신고할 수 있는 이메일 개설 등이 대표적이다.

EU집행위는 공동농업정책(CAP) 지원금 신청연장, 보조금 확대, 회원국간 농식품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 등을 통해 위기에 직면한 농식품 영역을 지원하고 있다.

또 농업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해 EU집행위는 농업부문 계절근로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회원국들은 자국 내 계절근로자 수요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계절근로자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구체적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영국 농식품협회는 앱(App) 개발사와 16주간 협정을 맺어 실직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EU집행위는 학교에 과일·채소, 우유를 납품하는 업체들에게 코로나19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학교에 납품되지 못한 농산물들은 병원이나 자선단체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곳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 단기 외국인노동자 부족대책 부심

코로나19 대유행 선언 이후 미국 농산물 선물가격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연료 소비가 위축되면서 에탄올 생산량이 감소해 원료가 되는 옥수수 가격 낙폭도 커진 탓이다. 외식 횟수가 줄어들면서 비육우 선물가격 역시 13% 하락했다.

코로나19는 생산 충격보다 소비 위축으로 미국 농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단기적 수급 불균형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미국 농민들의 영농활동까지 지연시키거나 억제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상품신용공사(Commodity Credit Corporation, CCC)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총 500억달러(약 62조5,000억원 규모)를 농가소득과 가격안정에 지원했다. CCC는 미국 농무부 산하 공사로 지난 1993년 농가소득과 가격안정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미국 역시 외국인 농업노동자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노동자의 비자기간이 만료돼도 미국 내 체류가 가능토록 했으며, 미국 폼페이오 장관은 H-2A 비자(계절농업노동자용 취업비자)를 가진 농업종사자들은 멕시코로부터의 입국금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식량농업정책연구소는 코로나19로 2020년 대비 2021년 곡물가격이 5~10% 하락하고, 2020년 축산물(소·돼지·닭·우유)가격은 8~12%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탄올 소비 감소, 외식 등 소비위축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