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길은 자주(自主)농업이다

  • 입력 2020.04.26 18:08
  • 수정 2020.04.26 18:3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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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로나19가 전 세계 식량안보에 미칠 영향과 공동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G20 특별 농업장관회의가 열렸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G20 정상회의 이후 개최된 이번 회의는 농업, 식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 세계적 위기 상황 속에서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G20 농업장관들은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라는 인식을 함께 했다.

전 세계가 던지고 있는 메시지를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은 국가 기반산업이다.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협 받고 고통 받는 상황 속에 식량마저 위기에 처한다면 세계는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각국은 이런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주요 농산물의 불합리한 수출제한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고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에 지금까지 이뤄졌던 인도주의적 조치가 중단되고 수입금지 조치가 몰고 올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기아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식량부족의 문제는 질병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십 년간 상호연결돼 온 세계 ‘농식품가치사슬’이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위기상황 속에서는 한순간 무너져버리는 모래성과 같다는 것을 말해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세계 무역 공존의 취약성을 확인했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자국민 보호를 위해 자국의 식량을 지키기 위한 조치들을 단행했다. 자국의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타국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분명히 깨닫게 됐다. 위기상황 속에서 자유무역은 그 어떠한 힘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밀, 콩 등 주요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은 코로나와 같은 감염증만은 아니다. 기후변화의 영향도 그 심각성을 받아들여 우리를 위한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함께 논의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수입에 의존하며 자국의 식량기반을 보호하지 않는 지금까지의 제도는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농업은 자국의 식량주권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전환돼야 한다. 자주적인 농업생산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만이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자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다.

외부환경이 변하더라도 우리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식량공급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농업이 자주농업으로 전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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