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의 통일농업] 북한의 ‘2020년 국가예산보고’ 눈길

  • 입력 2020.04.26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북한은 올해 전체 예산의 47.8%를 경제건설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기조로 볼 수 있겠다. 전체 예산규모는 지난해보다 6.2% 증액했다. 세수는 전년보다 4.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예산인 셈이다.

북한은 지난 13일 최고인민회의 제3차회의를 열고 지난해 예산집행 결산 및 2020년 국가예산보고 내용을 다뤘다고 밝혔다. 또 21일 내각 기관지 민주노선에서는 “올해 국가예산을 철저히 집행하자”는 사설을 통해 “예산자금을 항목에 규정된 대로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을 강조했다.

북한의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건재공업과 철도운수, 경공업, 농업, 수산업 등 인민경제부문을 전년보다 7.2% 확충했다. 과학기술부문에는 9.5%, 교육부문은 5.1%를 각각 증액했고, 보건부문과 문화예술부문, 체육부문은 각각 7.4%와 5.8%, 4.3% 증액했다. 국방비는 전체예산의 15.9%를 배정해,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북한은 지난해 국가예산의 47.7%를 경제건설부문에 집행했고, 국방부문에 15.8% 교육·보건·체육·문화부문에는 36.3%를 집행한 것으로 밝혔다. 이는 2018년 대비 5% 이상 늘어난 예산이었다. 올해 예산안은 지난해의 정책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민경제와 과학기술, 그리고 보건부문에 대한 예산을 크게 증액한 셈이다.

북한은 이와 관련 “경제전반을 정비보강하고 인재육성과 과학기술발전에 투자를 집중하여 경제의 자립적 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가예산수입과 지출을 편성했다”라고 밝혔다. 경제건설총력 노선과 자력갱생의 기조를 재차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해 ‘삼지연시 2단계공사’,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순천린비료공장’ 등을 건설했다. 이를 위해 관련예산을 2018년보다 5.9% 늘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력생산과 석탄산업, 그리고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농업과 수산업 경공업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한 예산도 성과적으로 집행된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국가예산의 농업부문에서는 ‘순천린비료공장’을 통해 인산비료의 공급량을 크게 확대하고,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비료생산 능력을 늘려 비료 자급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2.8비날론연합소’의 생산 공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갈탄을 활용하는 종합적인 화학공업기지를 위한 기반조성 방안이 수립됐으며, 농약공장건설에 대한 기술적 준비를 서둘러 농약생산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종자분야에서는 내병성과 다수확 품종을 육종한 성과를 바탕으로 냉해지역에서도 생산성이 높은 품종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품질까지 갖춘 품종을 육종하기 위해 ‘질적선발지표’를 만들겠다고 한다. 농업기술분야에서는 ‘옥수수두줄모아심기’, ‘벼강화재배기술’, ‘벼모판종합영양제’ 등을 비롯한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온실채소와 가축사양관리, ‘중산간지대’ 농사 등에 관한 기술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북한에서 이처럼 지난해 예산이 결산되고, 올해의 세입방안이 포함된 예산안이 수립된다는 점은 새삼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경제정책이 안정화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더욱이 대북제재 국면 하에서 내각이 주도적으로 경제운용을 맡아 연간 예산을 수립하고 이를 원만히 집행했다는 점은 놀라운 진전이다. 북한은 이에 대해 ‘중대한 과업’이자 ‘고귀한 결실’로 평가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