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로 원유 수급 ‘경고등’

일각선 생산 감축도 거론되지만 “일시적 수급불안일 뿐”
방역정책 따른 피해대책 요구엔 “친환경·화훼와 여건 달라”

  • 입력 2020.04.19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각급학교 개학이 연기되며 원유 수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의 방역대책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불안인만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낙농진흥회(회장 이창범)에 따르면 3~4월 동안 원유 재고는 1일 평균 761톤이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년도 동기간 대비 22톤 늘어난 것이다. 수급지수는 지난 2일 0.05였는데 3월 추정치는 0.63, 4월 추정치는 1.02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고 계절적 영향으로 원유생산도 늘어나면서 재고가 차츰 늘어가는 것이다.

낙농진흥회는 수급안정을 위해 주간단위 수급동향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중·소형 유업체 원유공급 계약량을 조정하고 있다. 또, 낙농가에는 원유생산안정에 협조해달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회장 맹광렬)도 홍보기금 조성과 판촉을 강화하는 등 소비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낙농가의 원유 생산 감축도 거론하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에 따르면 원유 생산 잠재력은 전년보다 높아 1분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8~2.2% 가량 증가할 것이며 2분기도 전년 대비 0.9~1.2% 증가할 걸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가정내 소비는 해마다 떨어지면서 지난해 가정 내 4주당 평균 음용유(우유+가공유) 구매량은 전년보다 4.5% 감소한 4.2㎏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불안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 관계자는 “원유는 수도꼭지처럼 틀면 생산되는 게 아니다. 인위적으로 생산 감축을 했다가 개학을 한 뒤엔 원유가 부족할 수도 있다”라며 “봄철은 계절적으로 잉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름엔 생산은 줄고 소비는 성수기여서 이 때 공급하려면 생산력을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낙농육우협회는 수급불안 원인이 정부의 방역대책에 의한 것인만큼 농림축산식품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유업체들이 할인판매를 진행하면서 시장이 혼탁해진 면이 있다. 또, 분유가공시설이 노후화되다보니 신축이 필요한 상태다”라며 “정부에서 원유를 수매한 뒤 생크림이나 탈지분유로 가공해 식품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농식품부 역시 일시적인 수급불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2월 기준 분유재고량이 9,032톤인데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본다”라며 “정부는 현재 낙농진흥회 수급조절사업으로 연중 수급안정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친환경농산물이나 화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농가가 직접 판로가 막힌 상황이나 낙농가는 유업체를 통한 판로가 막힌 건 아니라 여건이 다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