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대체와 수출, 두 마리 토끼 잡아라

[원예종자사업단] 토마토서 주목할 성과 … 글로벌 기업과 엎치락뒤치락

  • 입력 2020.03.29 18:00
  • 수정 2020.03.29 19:55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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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GSP 사업에 초창기부터 참여해온 토마토연구소(대표 김명권)는 병해에 강하고 저장성이 좋은 ‘슈퍼스타’, ‘찰스톤TY' 등의 토마토 품종을 개발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김명권 대표는 “2009년에 연구소를 설립해 토마토 육종기술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수준과 비교해 육종기술이나 품질 면에선 경쟁력이 떨어지진 않는다”라고 자부했다.

토마토연구소의 직원 수는 총 6명이다. 전국적인 마케팅사업은 시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대표는 “종자생산에 몰두하기도 빠듯해 판매는 여러 회사에 맡기고 있다”면서 “글로벌 종자기업과의 경쟁에서 브랜드밸류나 규모 면에서 밀리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지원을 받아도 규모가 작아 시장파급력이 작을 것이란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GSP를 통해 작은 규모의 육종회사들이 수출까지 진출하는 강소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예작물은 글로벌 종자기업과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기초연구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경쟁력을 갖추려면 국가 차원의 종자사업이 긴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GSP 원예종자사업단(단장 노일섭)은 양배추, 양파, 토마토, 버섯, 백합, 감귤 등 6개 품목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수입대체와 해외 수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원예종자사업단은 내년까지 국내매출 총 315억원, 해외수출액은 총 5,657만달러가 목표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끄는 품목은 토마토다. 국내 품종시장에서 대과종은 유럽, 소과종은 일본이 강세였는데 최근엔 국내 품종과 해외 품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과종은 핑크계가 대다수를 점하고 있었지만 글로벌 종자기업이 진출하며 레드계가 점차 비중을 높이고 있다. 소과종은 농우바이오에서 육종한 대추형 품종 ‘미니찰’을 계기로 국산품종이 일본품종을 제쳤으며 현재 국내 품종의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걸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해외품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수출은 인도, 서남아시아, 미주 등으로 나눠 대응하고 있다. 해당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선도품종을 연구해 어떻게 경쟁할건지 전략을 수립해 육종목표를 세운다.

노일섭 GSP 원예종자사업단장(오른쪽)이 지난 24일 순천대학교 농업과학교육원에 조성한 유리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노일섭 GSP 원예종자사업단장(오른쪽)이 지난 24일 순천대학교 농업과학교육원에 조성한 유리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노일섭 단장은 “소과종이 국내소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당도가 높은 품종이 각광을 받게 됐다. 미니찰은 12브릭스까지 당도가 나올 정도로 맛이 좋아 점유율이 올라갈 수 있었다”라며 “최근 들어오는 해외품종은 혹서기를 견디는 힘이 세고 수량성이 좋다. 특히 선별과정에서 꼭지가 잘 떨어지지 않아 인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2~3년 주기로 새로운 품종이 나타나고 유행이 달라지기에 종자개발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일각에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 따른 비판도 나오고 있다. GSP 2단계 3년차였던 지난해를 보면 원예종자사업단의 국내 매출 126억원(목표 157억원), 수출 1,290만 달러(목표 1,760만 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노 단장은 “지적재산권에 관계된 품종·특허 출원과 등록 논문 수는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다”면서 “수입대체와 수출에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려면 GSP의 연장선에서 후속사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양파는 1세대가 2년이다. 육종은 최소한 5세대는 거쳐야 하니 15년은 족히 걸린다”고 덧붙였다. GSP에서 거둔 성과 역시 사업을 시작한 2013년 이전부터 연구한 결과물이란 얘기다.

우리나라의 육종역사는 글로벌 종자기업과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 짧다. 노 단장은 이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기초연구와 실용연구의 비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영세한 민간육종회사들을 추려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각 품목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육종가 수부터 적으니 우선 전문육종가의 인원부터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모집군이 많을수록 좋은 성과를 거두는 전통육종의 논리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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