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시장 휴장, 한우농가 ‘한숨’

출하개월령 늘어나 등급 하락 우려
개장 후 홍수출하로 가격 하락 예상

  • 입력 2020.03.29 18:00
  • 기자명 장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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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정부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다음날인 24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 김태환, 농협)는 지역사회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지역축협에 가축시장 휴장을 적극 권고했다. 이후 약 한 달째 전국의 89개의 모든 가축경매시장이 임시 휴장한 상태다.

가축시장의 잠정 휴장 여파는 특히 소규모 농가에게 크게 미친다. 일반적으로 비육우는 6~7개월령에 출하가 이뤄지지만 8~9개월령 이상으로 늦어질 예정이다. 이 경우, 늦어진 거세 시기로 인해 나중에 출하 등급이 달라져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전라북도의 한 한우농가는 “송아지를 빨리 출하하고 싶어 일반 농가들 간에 직접 거래하게 되면, 농가를 연결해 주는 소개인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를 줘야 하므로 농가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크지 않다. 가축시장에 출하하는 게 그나마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송아지 출하가 이뤄지지 않아 축산농가의 자금 순환이 멈춰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전라북도의 또 다른 한우농가는 “송아지를 팔아서 사료값 외상을 갚아야 하는데 거래가 안 되고 있으니까 돈의 회전이 없다. 생활비도 여유치 않고 사료 외상값도 한 달째 밀린 상태다”라며 걱정했다.

아울러 한우농가들 사이에선 재개장을 했을 경우 송아지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오가고 있다. 재개장을 기다려 온 많은 한우농가들이 시장에 송아지를 내놓음으로써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반면 수요자들은 비교적 급하게 송아지를 필요로 하지 않아 송아지 값이 하락하는 건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이밖에 한우농가는 비육우‧육성우의 가격과 달리 송아지 가격만 증감폭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문제로 언급했다.

한편, 휴장으로 일부 타격을 입은 건 가축시장을 운영하는 축협도 마찬가지다. 강원도의 한 축협 관계자는 “평소 경매시장에서 하루 70~100두 정도가 거래됐고 그 과정에서 농가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았는데, 한 달 가량 휴장이 이어지니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농축산업을 비롯해 전 산업이 어려운 만큼 잘 이겨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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