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북녘 유기농업의 핵심열쇠는?
오늘날 북녘 유기농업의 핵심열쇠는?
  • 강선일 기자
  • 승인 2020.03.27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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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0년 현재 북녘 땅에서도 유기농업이 확대되고 있다. 비록 남측에서 추구하는 친환경농업 개념 및 방식과 완전히 같진 않지만, 기존 농업방식을 좀 더 생태친화적으로 바꾸려는 의지는 남북이 다를 바 없다. 오늘날 북의 유기농업 현황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열쇠들은 무엇일까. 최근 북측 매체의 보도 및 전문가의 설명을 참고해 이를 정리해 봤다.

고리형 순환체계가 낳은 ‘대홍단감자’

지난 1월 16~19일 북의 농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진행한 ‘2019년 농업부문 총화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농업과 축산에서의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를 확립하자’고 결의했다. 매년 진행되는 이 총화가 마무리되면 도시의 기업소와 기관에서 만들어진 퇴비들이 농촌으로 공급된다. 이 퇴비들은 생활쓰레기들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것들인데, 최근 북에선 이 퇴비들을 미생물과 배합해 퇴비의 질을 높이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근 북의 농업 관련 논의에서 종종 거론되는 표현 중 하나가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다.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는 남측의 경축순환농업과 같은 개념으로, 축산 부산물 또는 생활쓰레기,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퇴비로 농사를 지어 농약·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땅을 살리는 생산체계다.

북에서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남측에도 동요로 알려진 ‘대홍단감자’부터가 초기 고리형 순환생산체계의 산물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양강도 대홍단군에선 돼지목장-감자농장 간 순환생산체계 구축 시도에 나섰다. 돼지목장에서 나온 배설물을 이용해 유기질비료를 만들어 감자재배에 활용하고, 수천 톤의 감자부산물로 흡수율이 높은 먹이를 돼지에게 공급하는 식의 체계였다. 돼지 마릿수 증가로 물거름 생산도 늘어나 유기질비료 위주의 과학적 시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게 북측의 입장이다.

이태헌 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는 “최근 각지의 과수원마다 소규모 축사들이 들어서는데, 이 또한 축사에서 만든 퇴비를 과수재배에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풀과 옥수수대 등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자원을 통한 퇴비화 연구도 활발하다”고 밝혔다.

‘우렝이’ 농법

최근 북에서도 농약·화학비료로 인한 토양오염 문제의 해결이 과제로 대두된다. 이에 북은 ‘우렝이’, 즉 우렁이를 활용한 농법으로 농약 사용량을 줄이되 쌀 생산량도 늘리려 노력 중이다. 북측 발표에 따르면 우렁이를 통해 1정보당 98.6%의 김잡이(김매기) 효과를 본다고 한다.

최근 일부 국내 언론에서 소개된 평안북도 염주군 용북협동농장 및 남압협동농장의 우렁이 활용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농장들에선 우렁이가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다. 남측에서도 최근 왕우렁이의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데, 북 또한 이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용북·남압협동농장에선 ‘우렝이 건식잠재우기’ 방법으로 우렁이를 겨울잠에 들게 한 뒤 봄에 깨워 농사에 활용한다. 모래를 깐 공간에 우렁이를 넣고, 그 위에 다시 모래를 덮는 식이다. 즉 모래가 우렁이의 담요이자 이불 역할을 한다.

생태농업 시범농장

현재 북에서 표방하는 유기농업은 남측의 유기농업과 성격이 완전히 같지는 않은 걸로 보인다. 남측의 유기농업이 생태환경 보전 성격에 초점을 맞춘다면, 북측의 유기농업은 ‘증산’ 목적을 함께 가진다. 그러면서도 생산방식의 전환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고 토양오염을 줄이겠다는 점에선 남측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일부지역에 들어서는 생태농업 시범농장들의 경우, 좀 더 농업의 ‘생태보전성’에 초점을 맞춘 농장들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황해남도 강령군의 국제녹색시범지대, 평안남도 숙천군의 쌍운농장 등이다. 남측의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실시 지역과 비슷한 곳들이라 볼 수 있다.

해당 농장들은 북이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등 해외 유기농업 관련 조직, 연구기관들과 합작해 조성됐다. 이곳들을 생태관광지구로 꾸리고자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헌 이사는 “북에선 이러한 생태농업 시범농장에서의 농사방식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타 농장들과의 대조군을 만들어 비교분석하는 노력도 기울이는 중”이라며 “향후 북의 경제조건이 더 좋아진다면 강령군 등의 사례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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