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종돈, 이제 선택해야 할 때

GSP·네트워크 사업, 공동 육종핵군 조성해 종돈 식량주권 기반 구축
지난해 수입대체율 99% 돈군서 첫 선발 … 국가단위 단일혈통 꿈꾼다

  • 입력 2020.03.22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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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돈의 위기를 해소하려면 체계적인 종돈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종돈업체, 한돈농가가 함께 우리에게 맞는 한국형 종돈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종돈개발사업을 꼽자면 골든시드 프로젝트 사업(GSP)과 돼지개량네트워크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내년까지 추진되는 GSP는 정부가 글로벌 종자 강국 도약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한 국가 전략형 종자 R&BD사업이다. 전체 20개 품목에 돼지도 포함돼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형 종돈 개발을 추진해왔다.

GSP 종돈사업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종축사업단(단장 강희설)을 맡아 가야, 금보디디에프, 농협 종돈개량사업소, 다비육종, 선진한마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4,065두(랜드레이스 726두, 요크셔 2,673두, 듀록 666두) 규모의 육종핵군을 구축해 우수종돈 선발에 나서고 있다.

김재환 GSP 종축사업단 사무국장은 “이들 종돈은 덴마크 종돈과 복당 총산자수, 90㎏ 도달일령 등의 주요 능력을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다”면서 “이전까진 업체별로 육종을 하다보니 모집단이 작다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공동으로 한 집단을 이루는 통합육종의 틀을 GSP가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업체간 이해관계가 있다 보니 초기엔 공동사업을 꺼렸지만 지금은 통합육종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종돈사업단에 따르면 렌드레이스와 요크셔의 지난 5년간 개량량을 분석한 결과 그 경제적가치는 1,334억원에 달하는 걸로 추정됐다.

종축사업단은 지난해 6월 GSP 통합 유전평가를 최초로 진행했다. 이 때 선발된 요크셔 2마리와 듀록 2마리는 인공수정(AI)센터 2곳에 각각 1마리씩 입식돼 참여 종돈장에 유전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이어 연말엔 랜드레이스 2두도 선발했으며 앞으로는 매년 상·하반기에 6두씩 선발해서 공급할 계획이다.

GSP 참여 종돈장의 수입대체율은 2018년 기준 99.2%에 달한다. 매년 평균 2,000여두의 종돈을 수입하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강희설 GSP 종축사업단장은 “올해부터 수입종돈에서 수혈하지 않은 돈군에서 최종적으로 FI 모돈을 생산하게 된다”면서 “식량주권을 지키고 축산방역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GSP사업은 내년 만료되지만 후속 종자사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 단장은 후속사업에선 보다 입체적인 육종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우수 유전자 공유 시스템 확대 △유전체 육종가 이용 선발 확대 △선발 강도 강화 △GGP-GP-PS 통합 유전평가 시스템 시행이 구체적인 방법이다.

강 단장은 “종돈도 도체분석을 해 성적을 확인하고 나아가 비육돈의 도체성적 데이터가 종돈장에 피드백되고 반영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전체 육종핵군의 규모도 확대해 국가단위의 선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바람이다”고 전했다.

관건은 종돈업체와 한돈농민의 선택이다. 다산성모돈이 유행하면서 2017년 한 해에만 4,409두의 종돈(719만달러 규모)을 수입한 바 있다. 이 중 2,000두는 양돈장이 직접 수입했다. 김성수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장은 “우리나라는 프랑스, 덴마크, 캐나다 등 여러나라에서 종돈이 들어오다보니 고유한 특성을 정착시키기가 어렵다. 계속 여러 혈통을 유입할건지 아니면 혈통을 정착시킬건지 선택이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GSP 통합 유전평가에서 선발된 듀록(위)과 요크셔. GSP 종축사업단 제공
지난해 6월 GSP 통합 유전평가에서 선발된 듀록(위)과 요크셔. GSP 종축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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