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늘, 정부대책은 무용지물”

정부 선제적 폐기 대책 불구
비계약물량 운명은 풍전등화
재고·수입 마늘 부담도 심각

  • 입력 2020.03.20 13:59
  • 수정 2020.03.20 14:06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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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트랙터와 농기계 등으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트랙터와 농기계 등으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트랙터와 농기계 등으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트랙터와 농기계 등으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농기계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연 농민들이 농기계로 수확을 앞둔 마늘을 갈아엎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 농민들이 제주도와 정부를 향해 제주 마늘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발표된 정부 대책만으론 제주 마늘이 닥친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는 외침이다.

올해 전국 마늘 예상 재배면적은 2만5,090ha로 전년대비 2% 늘어 있다. 재배면적은 2% 늘었을 뿐이지만 생육은 작황이 매우 좋았던 지난해보다도 더 좋다는 평이다. 단순히 지난해 생산단수로 계산해보더라도 평년대비 무려 15%의 생산증가가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지난 2일 마늘 수급대책을 발표, 평년대비 예상 초과면적 약 500ha를 조기에 산지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한 달 반이나 빠른 대책 수립에 우선은 산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현 수급상황에서 충분한 대책이 되지 못하리라는 건 마늘산업 관계자 모두가 공감하는 바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마늘이 가장 먼저 나오는 제주지역이 다급하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와 안덕면·대정읍의 농민회·여성농민회는 지난 18일 안덕면 마늘 산지폐기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지자체에 세 가지 요구를 전달했다.

첫째는 농협 비계약물량에 대한 별도 대책 수립이다. 정부의 이번 산지폐기는 채소가격안정제, 즉 농협 계약재배 일부 물량을 대상으로 한다. 제주 농민들의 마늘 판로는 농협 계약재배와 민간 포전거래 단 두 가지로 양분된다. 농협 계약재배 물량만을 대상으로 하는 산지폐기는 민간 포전거래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비계약 농가는 사실상 무대책과 다름없는 상황에 노출된다. 농민들은 특히 정부 대책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주도의 보완적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둘째는 2019년산 정부비축량 전량 폐기다. 작황보다 부담되는 건 코로나19 이후 한층 방출에 지장을 겪고 있는 재고마늘이다. 지난달 20일 기준 2019년산 마늘 민간재고량은 3만5,554톤, 정부비축량은 1만6,400톤이다. 둘을 합치면 평년 생산량의 17% 수준이다. 정부는 정부비축량을 방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농민들은 비축물량에 대해 단순한 ‘격리’가 아닌 ‘폐기’ 발표로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 하며, 그래야 이후 햇마늘 정부 수매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셋째는 수입 문제다. 반복되는 수급불안은 신선·냉동 농산물 수입과 특히 김치 수입이 증폭시키는 면이 있다. 정부가 수입 농산물과 김치를 전수조사하고 생산·유통과정에서 검역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창남 제주마늘생산자협회(준) 부회장은 “수입김치에 들어간 마늘 양이 4만톤으로 국내 생산량의 10%를 넘는다. 수입에 대해 통계를 잡고 철저하게 관리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입으로만 농업을 ‘생명산업’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하고 있는 행태는 ‘농업포기’로 일관하고 있다. 농가부채와 폭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쓰러져 가는 농민들을 보고 진정 정부와 제주도정이 농업을 생명산업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물으며 “정부와 제주도정이 ‘농업은 생명산업’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 새롭게 다음 세대를 위한 농업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부르짖었다.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농민들이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의 한 마늘밭에서 농민들이 ‘제주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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