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특위 ‘농협 자체혁신안’ 주목
농특위 ‘농협 자체혁신안’ 주목
  • 박경철 기자
  • 승인 2020.03.1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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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와 협의 통한 자체 개혁 유도 … 도시농협 판매사업 활성화 중점 추진
농협 계통구매사업 개선도 과제 … “2021년부터 적용할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 수립해야”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박진도, 농특위)’가 추진 중인 농협중앙회 자체혁신안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회에서의 관련 법 개정을 통한 농협 개혁의 경우 산적한 현안에 밀리거나 입장 차이에 따른 논란으로 처리가 난항을 겪기 일쑤인데 비해, 농협중앙회와 협의만 이뤄진다면 곧바로 추진할 수 있어서다. 이에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농협중앙회 1차 자체혁신안을 의결하고 올해 1월 농협중앙회와 협의에 돌입했다.

농협중앙회 1차 자체혁신안은 △도시농협 판매사업 활성화 △금융지주 자회사와 조합간 수·위탁사업 개선 △농협 계통구매사업 개선 △알기 쉬운 예결산서 작성 및 교육 개선 △2020년 이후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 수립 △농협 상향식 조직체계로 개편 등의 6개 주제다. 1차 자체혁신안의 특징은 농협의 핵심적 목적인 경제사업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도시농협 판매사업 활성화를 핵심적으로 다뤘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지난해 8월 농협의 정체성 재정립과 농협의 올바른 역할 모색을 목표로 출범했다. 강기갑 농특위 좋은농협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지난해 8월 농협의 정체성 재정립과 농협의 올바른 역할 모색을 목표로 출범했다. 강기갑 농특위 좋은농협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협 경제사업 이행강제제도 개선 필요

‘도시농협 판매사업 활성화’의 경우 △농협 경제사업 이행강제제도 개선 △농협 경제사업 평가제도 개선 △도시지역 판매장 확대 위한 제도 개선 △도시농협 소비자 조직화 방안 강구 등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 2017년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에 경제사업 이행기준 및 목표량을 설정토록 했고, 이를 미달할 시 농협중앙회가 경영개선 및 합병권고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한 게 농협 경제사업 이행강제제도다.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가 목적으로 2020년 기준 통계를 마련해 2021년 시행 예정이다.

경제사업 이행기준은 경제사업 매출액이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목표량은 경제사업 매출액 비중이 비슷한 규모 농협 평균의 50% 이상이어야 하고, 최저 의무기준은 20%다.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에선 제도의 문제점으로 현행 이행기준이 도시농협의 신용사업 위주 관행에 면죄부를 부여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꼽는다. 도농상생기금과 출하선급금 등 경제사업으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경제사업 매출액에 포함돼 있어서다. 또한 매취사업과 수탁사업(수수료)은 포함되고 공동계산판매나 직거래, 로컬푸드 실적 등은 포함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목표량 50%도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경제사업 이행목표량 미달 농축협은 전국 1,122개 농축협의 3.03%인 34개소(도시농협 14개소)에 불과하다.

또한 농협중앙회의 기존 경제사업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미미한 점도 문제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농협 사업구조 개편 당시 산지유통의 70% 취급이 목표였지만 현재까지도 40%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이행기준 개선 및 목표량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이행기준을 계산할 때 총매출액을 신용매출총이익으로 변환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목표량 미달 시 제재 등의 엄격한 조치도 필요하다.

다양한 방식의 도시지역 판매장 확대

더불어 1차 자체혁신안엔 농협 경제사업 평가제도 개선도 포함돼 있다. 농협중앙회의 농협 평가제도는 종합업적평가, 종합경영평가, 경영실태평가, 경영상태평가 등 4가지다. 대표적인 평가는 종합업적평가와 종합경영평가인데 종합업적평가의 경우 경제사업보다 성장률 위주 평가고, 종합경영평가는 계수중심의 재무 위주 평가다. 이렇다보니 농협 경제사업 평가제도의 획기적 개선이나 경제사업 중심의 새로운 평가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도시지역 판매장 확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시농협이 신용사업 규모에 비해 농축산물 판매사업에 소극적이라서다. 도시농협은 특·광역시 또는 인구 30만명 이상인 시에 소재한 총자산 5,000억원 이상인 농축협으로 전국 149개소다. 실제로 도시농협의 평균예수금은 9,353억원이고, 그 외의 농협은 1,736억원이지만 평균 경제사업량은 도시농협 702억원, 그 외의 농협 411억원이다.

또한 농촌농협이 도시에 판매장을 개설하려 해도 거리제한 규정 또는 도시농협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도시농협이 자체 농산물 판매장을 확대하거나 농촌·도시농협이 공동판매사업(연합사업)을 추진하는 방식, 농촌농협의 도시지역 판매장 설치를 위한 제한규정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도시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조직하는 것도 도시농협 판매사업 활성화의 주요 방안으로 제기했다.

“농협 계통구매사업 투명해야”

농협 계통구매사업 개선도 주요 혁신 과제다. 농협의 계통구매는 개별농협의 구매력을 전국으로 결집해 대량구매를 통한 가격 및 수급안정을 목적으로 한다. 대상품목은 영농자재와 생활물자로 농협 경제지주가 시장원가를 조사해 예정가격을 산정한 후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해 공급업체와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농협의 신청·발주로 농민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계통구매사업 실적은 2018년 기준 영농자재가 7조원, 생활물자 4조원 정도다. 농협 자체구매실적은 영농자재 8조7,000억원, 생활물자 9조5,000억원 가량이다.

계통구매사업 개선은 민간회사 대리점과 농협 판매가에서 발생하는 차이가 농협중앙회의 판매장려금 미환원 등에 따른 것이라는 일선 농협의 의문 제기가 배경이다. 하지만 농협 경제지주에선 납품단가 등의 세부계약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농협에선 계통구매사업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감사나 인센티브 지급 중단 등 간접적 불이익도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에선 계통구매사업 세부내역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시스템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2020년 이후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 수립도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정부와 2020년까지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상황을 매년 평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농협중앙회 2차 자체혁신안도 준비 중이다. 2차 자체혁신안엔 △약정조합원 육성계획 수립 △청년·여성·귀농인 등 신규 조합원 확보 위한 출자조건 완화 △농협 이사회 및 대의원회 선출 제도 개선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임원 보수 규정 △농협 무이자자금 제도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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