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 신체 면역력 향상”

우루과이·미국 연구진, “친환경농산물이 발산한 파이토케미컬, 인체에 유익”

  • 입력 2020.03.08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의 한 친환경 농민이 품위 문제로 납품하지 못한 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의 한 친환경 농민이 품위 문제로 납품하지 못한 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벌레가 갉아먹은 ‘못 생긴 친환경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주형로, 친환경자조금)는 지난해 12월 우루과이 농목축산연구소와 미국 텍사스주립대 농업생명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건강한 유기농 과일에 대한 논쟁 해결’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유기농산물엔 항산화 물질과 함께 인체 면역체계 구성에 도움을 주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성분이 다량 함유된 걸로 나타났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이 외부환경에 반응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배출하는 물질로, 식물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각종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유기화합물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저널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파이토케미컬 섭취 시 체내에서 세포가 더 활성화되며 면역력도 향상되는 이점이 생긴다.

우루과이와 미국의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딸기를 대상으로 유기농산물의 특성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 A, B, C 세 딸기 중 A와 B에 각각 100곳, 50곳의 천공을 내 벌레가 갉아먹은 것과 동일한 조건을 부여했다.

2주일에 걸쳐 각 작물의 화학성분을 측정한 결과, A모델(친환경농업 조건을 충족한 작물)은 C모델(관행농산물)에 비해 페닐알라닌 암모니아 리아제(PAL, 항산화·항암물질인 페닐프로파노이드 계열을 생성시키는 주효소) 수치와 칼콘 합성요소(CHS, 파이토케미컬 생성에 필요한 효소) 수치가 각각 1.85배, 1.73배 이상 높은 걸로 나타났다.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친환경농업 조건을 충족한 환경에서, 벌레가 잎을 갉아먹을 때 유발하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작물 스스로 파이토케미컬의 생성을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유기농산물의 파이토케미컬 함유량이 늘어난다는 걸 시사한다.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한 텍사스주립대 농업생명연구소의 시스네로스 세바요스 박사는 “살충제나 제초제에 의존하지 않은 친환경농산물은 항산화 물질 등 인체에 유익한 여러 성분을 함유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