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으로 산다는 건] 마스크 권력과 안전, 그리고 사람답게

  • 입력 2020.03.08 18:00
  • 기자명 강정남(전남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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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남(전남 나주)
강정남(전남 나주)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권력은 참으로 신의 권력보다 높게 여기던 건물주보다 더 막강파워를 구사했다. 때가 때인 만큼 마스크 구입 행렬에 줄을 서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건지 오후 2시부터 팔고 있다. 이미 오전부터 줄을 선 행렬에 그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인류는 바이러스 때문에 멸종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지는 사람이 유독 집안에 여성만 있는 건지 마스크 사려는 행렬을 보거나 매장을 보면 여성들이 훨씬 많다. 그러면서 가족 것을 챙기다 보니 좀 많이 사야 한다며 미안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근처 공장에 근무하는 단골은 아예 직장사람들 것을 대신 사기도 한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국가 행정 또한 마스크 생산에 엄청난 신경을 쓰며 물량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농촌에선 그 방법이 맞지 않다. 농촌은 이장을 통해 마을 주민들에게 배포되는 것이 맞다. 마스크 사기도 힘든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 하루를 낭비할 순 없지 않나. 더구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겐 교통편도 좋지 않은 시골구석에서 마스크 사기란 너무 힘든 일이다. 모든 일들을 똑같이가 아니라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행정이었으면 좋겠다. 개인의 상황과 상태,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공공에 대한 개념과 서로에 대한 배려 그리고 안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가족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 또한 여성이 가족에 대한 안전에 더 책임지는 문화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이라 본다. 한쪽이 너무 기울어지면 행복하지 않다. 모두가 모두를 걱정하고 함께 하는 것이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라 본다. 국가는 국가대로 모두를 걱정하며 대책을 내놓고 개인은 개인대로 모두를 걱정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모두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었으면 참 좋겠다.

가장 아쉽고 안타까움을 넘어 미움과 원망까지 생각하게 한 것은 신천지다.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나라지만 나의 생명과 모두의 생명이 소중하다면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후에 신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은 하지 않고 오로지 신에게만 맡긴다면 인간의 가치는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모든 것은 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 후에 결정되는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존재조차도 위장하면서 포섭하는 종교라니 그것이 종교의 범주에 들어갈 수나 있겠는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종교라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가장 나약한 부분을 치고 들어가 사람 하나를 통째로 잡아먹는 그런 종교라면 없는 것이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그것이 바로서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안다고 본다. 이 지경이 되고 보니 정말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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